'동교동계 막내'인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대표는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정세균 대표 중심으로 단결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훈'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장 전 의원은 1일 평화방송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애도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정치적으로 논쟁적인 이슈를 만들어서 사회적 파장을 낳았다"라며 "직계 유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화 투쟁과정에서 함께 동고동락해온 동지 선배들에게 매우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그는 "유언 공개는 직계 가족과 40년 동안 김 전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목숨을 걸고 투쟁해온 동지들과 상의하고 동의를 구해야 할 문제"라며 "모두가 일치된 공감을 할 때 밝힐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서거하신 김 전 대통령에게도 매우 큰 역사적 불충"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언과 같은 문제는 역사적 사료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유언 공개는) 민주당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세균 대표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행동하는 양심을 말했지 행동하는 사심을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유훈의 진위에 대해서 의심하기도 했다. 그는 "권노갑, 한화갑 전 의원은 그런 유언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며 "세계적 지도자인 김 전 대통령이 남긴 마지막 유언치고는 평소 그분의 정치 철학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민주당에 바라는 정치는 공천을 못 받자 자기 기존 지역구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고향에 기댄 정동영식 구악도 아니고, 노무현식 실패한 모델로 다시 실험정치를 하겠다면서 민주당을 극도의 폐쇄주의 정당으로 이끄는 정세균식 구태 정치도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을 수장시키려고 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사형 선고를 내렸던 전두환 전 대통령도 용서했다"며 "대화합 대통합의 폭넓은 정치로 대한민국을 새로운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는 정책 정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것이 그분의 뜻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