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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통합위원장 할 분 어디 없소”

입력 | 2009-09-02 02:58:00


후보들 고사에 제자리… 선임 예고시한 넘겨

이명박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사회통합위원회’ 구성이 늦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8월까지 위원회를 발족하되 안 되면 위원장이라도 선임하겠다고 밝혔지만 1일 현재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

사회통합이라는 취지에 맞으면서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고 정부와 일정 정도 교감이 가능한 위원장감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김우창 이화여대 석좌교수, 박세일 서울대 교수, 고건 전 국무총리,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 등이 검토됐지만 본인이 고사했거나 통합 이미지가 약하다는 이유 등으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의 요건에 대해 청와대 내에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 점도 인선이 늦어지는 배경이다. 일각에선 위원장을 잘못 뽑아 놓으면 통합을 빌미로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반대하며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중도나 중도좌파 인사를 찾기보다는 보수철학이나 현 정부의 정책기조를 잘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좌도 우도 아닌 중도세력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면서 지난주에는 담당 업무를 사회정책수석실에서 정무수석실로 이관하기까지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무수석실로 이관했다는 건 업무 처리의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위원장의 정치적 역량을 기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단순한 ‘얼굴마담’을 찾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맹형규 신임 정무특보가 사회통합 관련 업무를 직접 관장하기로 한 만큼 조만간 윤곽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