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학술상 제정 소운 스님
“서양에서는 동양 철학 하면 불교를 떠올릴 정도로 연구가 활발하지만 한국에서는 되레 부진합니다. 원효의 화쟁(和諍)사상을 본받아 동서양 철학의 융합을 모색하기 위해 상을 제정했습니다.”
‘원효학술상’ 제정 취지를 이렇게 설명한 서울대 종교문화연구소 연구원인 비구니 소운 스님(47·사진). 그는 2002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인도 티베트 불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서양 철학의 소통에 관심이 많다.
소운 스님은 “한국은 학문도 비빔밥처럼 융합하는 것이 장점인데, 이런 전통을 잘 살린다면 우리가 세계를 이끌 사상을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에서 불교를 종교가 아닌 철학으로 연구했으면 한다”며 “불교 종단에서 세운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학자들은 당분간 수상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원효학술상은 소운 스님의 뜻에 공감해 이한구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 박찬국 서울대 철학과 교수 등 7명의 학자가 운영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대한불교진흥원이 후원한다. 선정 대상은 불교사상의 현대적 연구와 서양 철학의 관점에서 불교를 연구한 저서, 논문 등으로 내년 2월 공모를 마감해 5월에 수상자를 발표한다. 최대 6명을 선정해 저술상 1000만 원, 논문상은 700만 원씩 상금을 준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