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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션/동아논평]미대 입시 비리 근본 대책 세워야

입력 | 2009-09-02 17:08:00


홍익대 미대에서 제기된 입시 비리 의혹이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홍익대는 지난 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미대 교수 2명에게 정직 처분을, 4명에게 감봉 조치를 내렸습니다. 지난해 11월 정직 처분을 받은 1명의 교수를 포함해 모두 7명의 교수들이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징계 대상에 올랐습니다.

이번 파문은 내부 고발로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4월 이 대학 미대 교수가 입시 비리 의혹을 폭로했습니다. 일부 교수들이 지속적으로 입시 부정을 해왔다고 대학 측에 알린 것입니다. 이후 해당 교수들 사이에 진실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비리 의혹을 받은 교수들은 내부 고발을 한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으나 무혐의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번 징계를 통해 학교 측은 입시 비리를 시인했습니다. 홍익대의 재단법인은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학교 측의 진상 조사가 미흡하다고 보고, 재조사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그동안 입시 비리와 관련해 거론됐던 7명의 교수들이 모두 징계를 받은 것입니다.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 소문으로 무성했던 '은밀한 거래'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교수들은 외부 청탁을 받은 학생의 작품 번호를 채점위원에게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기시험에 출제되는 정물을 사전에 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같이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그만큼 불이익을 받았을 뿐 아니라 합격과 불합격이 뒤바뀐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예술계 대학의 입시는 부정이 끼어들 소지가 많습니다. 실기시험의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기시험은 교수들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채점이 이뤄집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높은 점수를 주면 불합격이 합격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입시 경쟁이 치열한 우리 사회에서 예술계 입시의 공정성을 높일 대책이 절실합니다.

학교 측 대응이 미흡하다는 소리가 높습니다. 정직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엄정한 수사로 정확한 진상을 밝혀내고 의혹이 사실이라면 관련자를 처벌해야 합니다. 엄벌만이 입시 비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홍찬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