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시열 초단 ● 윤성현 9단 111수 끝 흑 불계승
배짱 좋은 흑 기선제압
올해 윤성현 9단의 부활이 눈부시다. 윤 9단은 한국바둑리그를 비롯해 박카스배 천원전, 하이원배 명인전, 원익배 십단전 등 4개 기전 본선에 올랐다. 지난해 천원전 본선에만 이름을 걸었던 것에 비하면 대약진이다. 하지만 한국바둑리그에선 강동윤 최철한 9단과 대결해 모두 졌다. 상대가 강해 어쩔 수 없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젠 팀을 위해서 승수를 쌓아야 할 시점이 됐다. 신예 박시열 초단을 상대로 첫 승 거두기에 나섰는데….
▽장면도=흑이 배짱 좋게 우상 백 두 점을 잡아버리자 백이 뿔났다. 백 1로 나온 뒤 흑 2를 기다려 백 3으로 막았다. ‘가’와 ‘나’가 맞보기여서 최소한 흑 세 점을 잡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참고도=백은 흑이 버틴다면 참고도와 같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 듯하다. 물론 이것은 백 8까지 백이 한 수 빠른 수상전으로 흑이 망한다.
▽실전도=흑 1이 짜릿한 맥이다. 귀에서는 많이 쓰는 맥인데 이처럼 변에서 쓰이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박 초단도 미처 떠올리지 못했다. 이후는 외길 수순. 흑 1의 효과는 흑 3을 선수로 둘 수 있다는 것. 흑 9까지 백 ○가 폐석이나 마찬가지로 전락했다. 윤 9단은 흑 1의 묘수로 단숨에 우세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