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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재테크]부모가 물려준 집 처분때 稅부담은…

입력 | 2009-09-05 02:51:00


1주택+상속주택, 기존 집 팔면 양도세 면제

얼마 전 아버지를 여읜 오모 씨는 장례를 마치고 아버지가 물려준 상속재산을 정리하려고 한다.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은 10년간 거주하던 주택 한 채와 상가건물 한 채. 상속인으로는 오 씨와 누나 및 동생이 있다.

오 씨는 6년 전부터 자신의 집을 전세로 주고 아버지 집에서 부모님, 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다. 누나는 이미 10년 전 분가해서 살고 있으며 본인 명의로 주택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 오 씨는 상속주택을 어머니 명의로 등기할 생각이었으나 어머니는 남매들 중 한 명에게 물려주고 싶어 한다. 과연 누가 상속받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까?

상속재산 가운데 주택을 상속받을 때는 누구의 명의로 상속받는 게 유리한지 미리 따져볼 필요가 있다. 누가 상속받는지에 따라 상속세뿐만 아니라 상속주택을 양도할 때 양도세 부담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동생이 상속받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동생은 무주택자인 데다 상속 당시 아버지와 함께 거주(동일 가구원)하고 있었다. 이 경우 동생이 주택을 상속받았다가 추후 양도한다면 아버지의 거주 및 보유기간이 합산돼 1가구 1주택으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물론 함께 거주하고 있는 형인 오 씨가 1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그 전에 주소를 변경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동생과 같은 무주택자가 피상속인(아버지)과 10년 이상 동거한 주택을 상속받을 경우 재산가액의 40%(5억 원 한도)를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어 상속세 납부 시 유리하다.

이미 1주택을 보유하고 있던 누나가 추가로 상속받을 경우 총 2주택 소유자가 된다. 물론 누나가 주택을 상속받았다고 해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택을 양도하거나 상속주택을 양도할 때 2주택자로 중과세(50%)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주택과 무관하게 누나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택을 양도할 때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상속주택을 먼저 양도하면 일반 세율로 세금을 내면 된다. 다만, 상속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면 상속주택도 주택 수에 포함된다.

상속 전에 이미 1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일 가구원이던 오 씨가 주택을 상속받는다면 누나와 상황이 좀 달라진다. 상속되기 전부터 이미 1가구 2주택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 씨가 종전에 보유하고 있던 주택을 양도할 때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느냐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과세 의견과 비과세 의견이 혼재하는 상황이다. 만일 오 씨와 같이 상속 당시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녀가 보유하던 1주택에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지 않는다면 분가한 자녀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오히려 핵가족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조세심판원에서는 비과세 특례를 적용해야 한다는 판례가 계속 판시돼 왔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이러한 판례들을 감안하여 지난달 세제개편안에서 동일 가구원에게서 주택을 상속받은 경우에도 상속 전부터 보유하던 주택에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 씨와 같은 상황이라면 추후 시행 여부를 더욱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최용준 미래에셋증권 세무컨설팅팀 세무사

정리=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