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가야컨트리클럽 경기보조원(캐디) A 씨(29·여)는 지난달 중순 실수로 고객의 골프채를 바꿔 골프백에 넣었다. 며칠 뒤 고객 항의로 이런 사실이 드러나 벌금 8만 원에 하루 ‘벌당’(캐디 업무에 투입되지 않고 청소 등 잡무를 보는 당번)을 서야 했다.
캐디들이 주로 회원으로 가입하는 인터넷 카페 ‘캐디세상’에는 가야CC 캐디들이 받는 벌칙이 소개돼 있다. 주요 벌칙으로는 지각을 하면 벌금이 최고 16만 원, 골퍼들이 만든 디벗(클럽에 맞아 뜯긴 잔디 조각)을 메우지 않거나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면 벌당을 서야 한다. 코스 설계상의 문제로 반대편 코스에서 날아온 골프공에 맞아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다.
이 골프장 캐디 237명 가운데 150여 명은 지난달 25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과도한 벌칙에 항의하는 차원이다. 캐디는 법적으로 골프장과 직접 고용관계에 있거나 월급을 받는 근로자가 아닌 특수직 종사자로 분류돼 있어 부당한 대우에 일일이 대응하기 힘들다.
가야CC 측은 “캐디들에게 부과되는 벌칙은 골프장과는 무관하다”며 “캐디 자치회에서 직접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가야CC는 파업이 계속되자 캐디 도움 없이 경기를 하는 ‘셀프 라운드’ 형태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