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한 하이메 베르무데스 콜롬비아 외교부 장관
“양국 정부간 FTA 협상
연내 시작하기로 합의
혁명군과의 전쟁 마무리
투자 기업 안전에 최선”
“콜롬비아 정부는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법적 사회적 안전망 구축 작업에 매진해 왔습니다. 도로, 항만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눈부신 성과를 이룬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콜롬비아 진출을 기대합니다.”
한국 기업 유치를 희망하는 하이메 베르무데스 콜롬비아 외교부 장관은 마치 해외투자유치 사절인 듯하다. 알바로 우리베 대통령이 집권한 2002년 이래 좌파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전쟁을 마무리하면서 안정을 찾는 콜롬비아가 이젠 내부 혼란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2일부터 4일까지 방한한 베르무데스 장관은 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 양국 정부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금년에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중남미 유일의 6·25전쟁 참전국인 콜롬비아는 한국의 전통적인 우방 국가이다.
―한국과의 FTA를 통해 기대하는 게 어떤 것인가.
“콜롬비아는 FTA 체결 이전에도 한국과의 협력이 갖는 중요성을 알고 있다. 한국의 더 많은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 자동차, 전자, 석유 분야 외에도 SOC 분야의 진출을 기대한다.”
―기업 투자 진출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문제다. FARC 활동이 주춤하다 해도 민간인 희생이 끊이질 않는데….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이 발전하는 동안 콜롬비아는 안전을 회복하기 위해 수많은 대가를 치렀다. 좌파 게릴라를 5만 명 이상 소탕한 뒤엔 민간인 학살은 40%, 납치도 80%나 줄었다. 주요 도시의 치안은 어느 중남미 지역보다 안전하다고 국제사회가 인정할 정도로 변했다. 정부군의 접근이 어려운 정글지역에 잔당들이 남아있지만 콜롬비아 정부는 이들을 단 1cm도 발붙이지 못하게 한다는 모토에 따라 치안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년은 6·25전쟁 발발 60년이 된다. 콜롬비아의 참전이 한국의 오늘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2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거기서 한국이 얼마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는지 볼 수 있었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켜낸 모범적인 국가다. 한국이 이렇게 경제발전을 하는 동안 콜롬비아도 같은 목표를 세우고 노력해왔다.”
―콜롬비아가 전쟁기념관 건립을 추진한다고 하던데….
“확정된 것은 없지만 전쟁기념관을 건립하면 반드시 한국관을 만들 예정이다.”
―우리베 대통령의 3선을 가능케 하는 개헌안이 1일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개헌은 헌법이 정한 바에 따라 진행됐다. 개헌안 통과는 지난 7년간 우리베 대통령의 투자유치 정책과 무장 게릴라 소탕작전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미국과의 군사협정 타결로 미군을 주둔시키기로 한 것으로 안다. 주변국과의 마찰이 심하지 않나.
“콜롬비아가 마약과 테러 문제로 고통을 받는 동안 수사적인 표현만 하던 국제사회와 달리 미국은 실질적인 협력을 제공했다. 마약 퇴치와 테러와의 전쟁을 하기 위한 이번 결정은 장기적으로 지역 전체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