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쥐 실험통해 입증
비만을 유발하는 핵심 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하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비만 관련 성인병에도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쥐 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AFP통신이 3일 보도했다.
미국 미시간대 생명과학연구소장 앨런 샐틸 박사는 의학전문지 ‘세포’ 최신호(4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실험실 쥐에게서 단백질 활성효소를 만들어내는 ‘IKKE 유전자’를 제거했더니 고지방 음식을 먹여도 체중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후 8주의 쥐에게 3개월 동안 하루 열량의 45%를 지방으로 섭취토록 하면서 이 중 일부 쥐만 IKKE 유전자를 제거했다. 정상 쥐들은 단백질 활성효소가 증가해 대사율이 떨어지고 체중이 불어났지만 유전자를 제거한 쥐들은 운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늘지 않았고 당뇨나 지방간 등 지방 과다 섭취에 따른 건강 이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단백질 활성효소는 일종의 대사활동을 조절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많이 만들어지면 대사활동을 제약하고 만들어지지 않으면 대사활동이 활발해진다. 대사활동이 활발하면 섭취 열량이 지방으로 축적되지 않고 쉽게 에너지로 전환돼 살이 잘 찌지 않는다. 샐틸 박사는 “이 유전자가 사람에게도 비만을 유발한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유전자 활동 억제제를 개발해 비만 및 관련 성인병을 획기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