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서 중앙 미드필더로 변경 박지성 “포지션 개의치 않는다” - 김남일·설기현도 새 실험대에허정무호가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한국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호주와 평가전을 갖는다.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갖는 두 번째 평가전.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호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4위로 한국(49위)보다 높고 유럽파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강팀이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이번에 해외파를 대거 불러 들여 기량을 점검하고, 일부 선수들의 포지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전술을 시험할 계획이다.
○박지성 시프트
허 감독은 3일 파주NFC 훈련에서 그 동안 주로 측면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에 세웠다. 허 감독은 박지성의 포지션 변화를 통해 현 대표팀의 풍부한 측면 자원을 두루 점검할 계획. 또한 월드컵 본선에 대비해 새로운 카드를 시험하겠다는 복안도 있다. 본선에서는 그 때 그 때 변화된 상황에 따라 즉각 활용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의 존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허 감독은 4일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박지성은 측면이든 중앙이든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본선에서는 박지성과 같은 멀티 플레이어가 팀에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성 역시 “그 동안 두 포지션 모두 뛰어봤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경기장에서 나섰을 때 맡은 역할을 100%% 수행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남일-설기현 점검
허 감독은 “해외파는 내년 전지훈련 때 부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이번 평가전은 해외파들의 기량을 점검할 좋은 기회다”고 밝혔다. 현재 대표팀 내 해외파는 모두 10명. 그러나 이 중에서도 허 감독의 눈은 김남일(빗셀 고베)과 설기현(풀럼)에 맞춰져 있다.
오랜 기간 허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둘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다. 반드시 본선 엔트리에 들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말보다 그라운드에서의 플레이가 더 중요하다. 김남일은 전성기 때의 중원에서 책임감 넘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설기현은 측면과 함께 최전방 포워드로서의 변신을 시험받는다.
허 감독은 “앞으로 몇 차례 더 이들을 지켜볼 것이다.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국 이번에는?
지난 달 파라과이와의 평가전 초점은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당시 이근호와 투 톱으로 나서 전반 45분을 소화했지만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허 감독에게 강력한 인상을 심어줘야 한다. 더구나 설기현이 스트라이커로 흡족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동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허 감독은 이동국의 파트너로 이번에는 박주영을 내세워 호흡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파주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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