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원대연 기자
정운찬 총리내정 취소 촉구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의 세종시 수정 추진 발언으로 세종시 문제가 정치 쟁점으로 급부상하자 자유선진당은 휴일인 6일에도 긴급회의를 열어 정부를 거듭 압박했다. 세종시 문제가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선진당의 존립 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회창 총재는 이날 최고위원·의원 연석회의에서 “이명박 정권은 국정 현안을 질질 끌고 가서는 안 된다”며 “이 대통령이 세종시의 원안 추진을 공개적으로 분명하게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할 생각이 없다면 총리 내정자의 입을 빌릴 것이 아니라 (이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당당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당은 회의 직후 “이 대통령은 (세종시와 관련해) 법과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는 정운찬 씨에 대한 총리 내정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박선영 대변인은 “각 시도당 차원에서 정 총리 내정 철회 서명운동을 시작하고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과의 공조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더는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이 대통령이 직접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세종시법은 국회 행정안전위 법안소위에서 통과된 원안대로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세종시 관련 단체로 구성된 ‘행정도시무산음모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는 이날 충남 연기군 금남면 행정도시건설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은 총리 내정을 철회하고 행정도시 정상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이번 주에 서울에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 및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행정도시 무산음모 규탄 및 원안 추진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대책위에는 대전 및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충청권 40여 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연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