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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폐허가 된 지구… 인형이 쏘아올리는 작은 희망… 장편 애니 ‘9’

입력 | 2009-09-08 02:56:00


‘가위손’ 감독 팀 버턴, ‘원티드’의 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프를 제작자로 내세웠지만 영화 ‘9’에서 주목해야 할 사람은 감독 셰인 에커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서 애니메이터(영화 속 움직이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로 잠시 활동한 그는 4년 반 동안 만든 11분짜리 단편 ‘9’로 2005년 아카데미 단편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영화 ‘9’는 이 단편을 81분짜리 장편으로 늘린 애니메이션으로 장편 데뷔작이다. 두 명만 등장하는 단편과 달리 장편에는 개성을 갖춘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고 스토리도 갖췄다. 말 못하던 인물들에게 목소리를 입혔고 괴물 기계 군단의 몸집도 커졌다.

기계와 인간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 종말을 예견한 과학자가 영혼이 있는 9개의 인형을 탄생시킨다. 이 인형들은 꽉 막힌 리더 ‘1’을 비롯해 엉뚱한 발명가, 쌍둥이 학자, 기술자, 예술가, 행동대원 등이다. 낡은 천 조각으로 기워져 ‘스티치 펑크’로 불리는 작은 인형들은 무자비한 기계군단과 전쟁을 시작한다.

잿빛 우울함이 가득한 배경과 인형의 표정처럼, 영화는 섣불리 희망을 얘기하지 않는다. 기계군단과의 싸움에서 이긴 인형들이 턴테이블로 듣는 ‘오버 더 레인보우’가 희망가가 아니라 진혼곡처럼 들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강렬한 비주얼에 비해 스토리가 진부하다. 기계와 인형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 장면이 반복되면서 밋밋한 느낌마저 준다. 에커 감독은 후속편 ‘10’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제목에 맞춰 개봉일은 2009년 9월 9일로 잡았다. 12세 관람가.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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