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 산외면 구티리 51번지. 이 마을 한복판에는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자리 잡고 있다. 높이 28m, 둘레 7.4m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들은 예부터 정월 초사흘이면 나무 앞에 술과 음식을 차려놓고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당제(堂祭)를 지내왔다. 이 나무는 6·25전쟁 때 긴 울음을 세 번 토해내 화제가 됐고, 1980년 7월 21일 이 지역에 큰 홍수가 났을 때는 이 마을 주민 20여 명이 이 나무에 올라가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구티리 느티나무처럼 오랜 세월을 지내며 마을 주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온 충북지역 보호수와 노거수(老巨樹)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자가 나온다. 충북도는 도내 보호수와 노거수의 생육 상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한 정확한 위치, 이들 나무에 얽힌 전설과 유래 등을 담은 ‘보호수 책자’를 11월경 펴낼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이를 위해 산림과 직원 4명이 6월부터 도내 곳곳을 돌며 나무 사진과 관련 문헌, 구술을 통해 전해 내려온 전설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현재 충북도내에는 느티나무 버드나무 향나무 등 28종 1074그루의 보호수가 있으며 보호수에 버금가는 노거수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