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과 치열한 타격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롯데 홍성흔. 그는 늘 “타격 1위에는 큰 욕심 없다. 팀이 4강에 가는 게 먼저”라고 말해왔다.
간판타자다운 ‘팀 퍼스트’ 정신이다. 그런데 갑자기 “꼭 타격왕에 오르고 말겠다”고 노선을 변경했다. 그 계기가 뭘까.
8일 사직구장. 홍성흔은 선수단 미팅 때 또 한번 ‘멋진 척’을 했다. “비록 내가 타이틀 경쟁 중이지만, 내 타율을 유지하는 것보다 팀 승리에 힘을 보태는 데 집중하겠다”고. 이른바 ‘잘 나가는’ 선수만 할 수 있는 당당한 선언이었다. 후배들 역시 선배의 쿨한 모습에 박수를 보내려던 참. 그런데 이 때 주장 손민한이 딴죽을 걸었다. “왜 타격왕에 신경을 안 써? 너는 더 열심히 쳐서 꼭 타격왕을 해야 해. 네가 안타를 많이 쳐야 우리가 이기는 거 아니냐.”
예상치 못한 일격을 받은 홍성흔. 입을 벌린 채로 가만히 생각하더니 이윽고 무릎을 탁 치며 외쳤다. “생각해보니 그러네!” 30초 만에 말을 바꾸는 모습에 선수단 전체는 그대로 웃음바다가 됐다. 그래도 홍성흔은 아랑곳없이 “이제부터 나는 무조건 타격 1위를 향해 달릴 거야!”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는 후문이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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