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먹었던 한국 음식들이 러시아가 추진하는 모의 화성탐사 실험에 공급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는 러시아가 진행하고 있는 화성 탐사 모의 실험프로젝트인 'MARS-500'에 김치, 수정과, 한우 불고기, 전주비빔밥, 미역국, 부안 참뽕 음료 등 한국 식품 6종을 공급하기로 러시아연방국립과학센터 산하 생의학연구소(IBMP)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MARS-500은 러시아가 2030년 화성에 유인(有人) 탐사선을 보내는 것에 앞서 추진 중인 모의실험이다. 6명의 우주인들이 격리시설에서 520일간 생활하며 장시간 우주비행에서 겪을 생리 변화를 측정하게 된다. 한국 우주식품은 내년 3월부터 석 달간 모의실험에 참여한 우주인들에게 공급돼 맛과 영양, 우주방사선 완화 효과 등 우주식품으로서 품질을 평가받게 된다.
한국은 이미 지난해 한국 첫 우주인 배출 사업을 추진하면서 김치와 수정과를 포함해 우리 음식 10종을 시험적으로 ISS에 공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국은 이번 실험에서 합격점을 받으면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우주식품을 공급하는 세 번째 나라가 된다. 전북의 명물 '총체보리 한우'가 불고기 재료로, 전주시가 개발한 조리법이 비빔밥에 사용되는 등 지방 음식의 국제 인지도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기자kun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