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은행들이 예년보다 많은 인원을 하반기에 채용할 계획이다. 취업 전문가들은 “각종 자격증을 우대하는 은행을 꼼꼼히 찾아보고, 면접에서는 차분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우리銀 “지역민 선발” 신한銀 “자격증 우대”
올해 하반기 채용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금융이다. 대다수의 업종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소폭 증가한 선에서 신입사원을 뽑는 반면 금융권은 지난해에 비해 채용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의 하반기 채용 전망 조사에 따르면 금융업은 조사 대상 기업의 73.3%가 인력 충원에 나선다고 밝혀 전 업종 중 가장 높은 채용 실시 비율을 보였다. 채용 규모 역시 지난해 하반기 대비 7.8%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금융권 신입사원 선발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 관련 자격증 소지자, 지방 출신 지원자를 우대하는 등 회사별로 입사 전형이 다소 다른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곳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7일부터 신입사원 채용을 시작한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에 예년보다 2배 이상 많은 4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지원 자격은 2010년 2월 졸업예정자를 포함한 학사 학위자 및 동등 학력 소지자로 전 학년 학점 평균이 3.0점(4.5점 만점) 이상이다. 회사 측은 “공인회계사(CPA), 미국공인회계사(AICPA), 공인재무설계사(CFP), 재무분석사(CFA), 관세사, 보험계리사, 노무사 등 자격증 소지자는 우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입사원 외에도 국내외 경영학석사(MBA) 학위자들을 대상으로 경력사원 선발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접수는 채용 홈페이지(shinhanbank.incruit.com)를 통해 21일까지 받는다. 국민은행도 22일부터 일반직 300명, 사무직 200명 등 총 5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전국에 영업점포가 많은 금융권의 특성상 지방대 출신 구직자를 위한 특별 전형을 실시하는 곳도 눈에 띈다. 2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우리은행은 대전충청, 강원,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호남 지역의 지역전문가를 채용할 방침이다. 은행 측은 “지역전문가는 해당 지역 소재 고교 또는 대학을 졸업하거나 졸업 예정인 지원자 가운데 선발할 것”이라며 “입행 후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신입사원 선발 시 학력, 전공 및 연령 제한을 폐지했다. 접수는 14일부터 30일까지이며 우리은행 홈페이지(www.wooribank.com)를 통해 지원하면 된다.
국책은행들도 신입사원 선발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은행은 종합직렬과 전문직렬에서 30여 명의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학력 제한이 없는 대신 토익 스피킹 및 라이팅 테스트 최고 등급 보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의 대학 졸업,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의 초중고교 5년 이상 수학 경험 등 세 가지 요건 중 한 가지 이상의 요건을 갖춰야만 지원이 가능하다. 산업은행도 은행일반, 기술, 해외, 정보기술(IT) 분야의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다른 분야에는 응시 자격 제한이 없지만 해외 분야는 해외에서 학부 전 과정을 이수해 졸업한 사람으로 상경계열 또는 법학계열 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다. 은행일반 분야의 경우 지역연고자를 우대할 방침이다. 접수는 14일까지다.
이 밖에 기업은행, 외환은행, 농협도 각각 100∼200여 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돈을 다루는 금융업의 특성상 튀는 인재보다는 믿음직스럽고 성실한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면접에서는 최근 금융권의 동향을 묻는 질문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관련 지식과 업계 동향을 미리 파악하고 면접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