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 제습기, 튀김기, 스팀다리미….’
미국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특화’ 가전제품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기존 제품 중에서 한 가지 기능만 뽑아 따로 제품화했다는 것.
예를 들어 냉동고는 가정용 냉장고 중 냉동만 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흔히 ‘냉장고가 있는데 냉동고를 따로 살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생활 패턴이 도시화되면서 이런 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초기에는 외국 체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이들 제품을 주로 사들였지만 최근에는 일반 가정에서도 필요성을 느끼고 많이 구입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화 가전의 선두 주자인 냉동고는 음식점 등에서 주로 써왔지만 식품 구매 패턴이 바뀌면서 가정용 판매도 늘고 있다. 대형 마트 등에서 한꺼번에 식품을 사는 맞벌이 가정이 늘다 보니 냉장고의 냉동 공간만으로는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가정용 냉동고 시장은 2005년 이후 연 40% 이상 성장하면서 올해 판매량이 8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냉동고 시장 점유율 60%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전자는 7월 242L급 ‘디오스 냉동고’(사진)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저장고 내부의 냉기를 순환시켜 냉각하는 ‘간접냉각방식’을 채택해 성에 발생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제습기도 국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에는 에어컨 외에 따로 제습기를 들여놓는 가정이 늘고 있다. 제습기 시장은 2000년대 이후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는 ‘블루오션’ 시장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닉스 등이 가정용 제습기를 생산한다.
튀김기는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진 특화 가전제품이다. 특히 가정용 전기튀김기는 튀김뿐 아니라 국물 요리 등 여러 요리가 가능해 인터넷에서는 튀김기를 활용한 요리법도 자주 등장한다. 테팔의 ‘스낵올레오클린’ 튀김기는 식은 기름을 자동으로 감지해 여과해 주고 튀김 찌꺼기를 걸러 주는 기능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밖에 전기다리미에서 스팀 기능이 추가됐다가 다시 스팀 기능만 분리한 스팀다리미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