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와 기관투자가가 모처럼 ‘쌍끌이’에 나서며 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6.91포인트(2.30%) 오른 1,644.68로 마감했다. 지난해 7월 1일(1,666.46)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스닥지수도 4.81포인트(0.92%) 오른 525.01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나흘 연속 상승한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의 경기침체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증시에 부담이 되지 않았다. 아시아 증시도 중국 상하이지수를 빼고 일제히 상승세에 합류했다.
이날 외국인이 무려 43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주가지수선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옵션, 개별주식선물 등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을 맞아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외국인이 선물을 사들이며 프로그램 순매수가 4000억 원 가까이 나와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기관투자가는 28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대형주 가운데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들이 일제히 올랐다. 대우조선해양(12.94%) 현대중공업(4.55%) 등 조선주와 두산인프라코어(12.35%) 같은 기계주가 대표적. 삼성전자도 79만1000원(1.28%)으로 80만 원을 향해 재시동을 걸었다. 반면 그동안 증시를 이끌었던 자동차, 2차전지 종목들이 주춤했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주도주에서 소외주로 시장의 온기가 옮겨가는 모양새이지만 결국은 주도주가 이끌어갈 것”이라며 “그동안 소외됐다고 반드시 상승 추세를 타는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