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39X33cm·1998)
피카소의 ‘우는 여인’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피카소는 스페인 내전을 소재로 그린 ‘게르니카’의 습작으로 우는 여인 시리즈를 여럿 그렸다. 보테로 작품 속 대부분의 인물은 감정 표현이 생략된 무표정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여성은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과 아래를 보고 있는 시선, 아무렇게나 벌어진 입 모양을 통해 슬픈 감정을 가감 없이 내보인다. 섬세하게 표현된 손의 위치, 그리고 검은색으로 단조롭게 표현된 배경도 주인공의 슬픈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여인의 절제되지 않은 슬픈 얼굴을 보고 있자니 수마에 사랑하는 이들을 황망히 흘려보낸 이웃들의 슬픔이 겹쳐 가슴이 아려 온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