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개막한 제52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지난해 우승자 배상문이 7번홀(파3) 티샷을 하고 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 이시카와 료(일본)와 같은 조로 샷 대결을 벌인 배상문은 이븐파 71타를 쳤다. 천안=연합뉴스
국내 프로골프대회 1라운드는 평일인 데다 특별한 흥행 요소가 없어 한산하다.
하지만 10일 천안 우정힐스GC(파71)에서 개막한 제52회 한국오픈은 달랐다. 일본 최고 인기스타 이시카와 료(18),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 지난해 챔피언 배상문(23)은 같은 조로 오전 8시 티오프했는데도 300명 넘는 팬이 몰려들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튀는 바지 색깔만큼이나 3인3색의 개성을 드러냈다.
친절한 이시카와 공 함께 찾고 농담
폭발적인 스윙을 과시한 그는 동반자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로 눈길을 끌었다. 12번홀(파4)에서 배상문의 티샷이 숲에 들어갔을 때는 함께 공을 찾기 위해 애썼고 카메라 셔터 소리로 스윙을 방해하던 갤러리에게도 웃으면서 자제를 요청했다. 18번홀(파5)에서 우드 칩샷으로 공을 컵 1.2m에 붙여 버디를 잡은 이시카와는 1언더파로 마무리한 뒤 “칩샷 때 우드를 사용하면 스트로크 폭을 줄여도 퍼터보다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뒷심부족 대니 리 막판 2홀서 3타 잃어
300야드 가까운 장타로 팬들의 탄성을 듣던 대니 리는 10번홀(파4)에서 10m 거리의 롱 버디 퍼트를 넣는 정교함까지 선보였다. 16번홀까지 3언더파로 순항하던 그는 막판 2개 홀에서 3타를 잃었다. 17번홀(파4)에서 1m 파 퍼트를 놓쳐 보기, 18번홀에선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했다. 그는 “내일부터 점수를 줄이겠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여유를 보였다.
의욕과잉 배상문 후반 티샷 난조 ‘흔들’
배상문은 4∼6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기선 제압을 했지만 후반 들어 티샷 난조로 타수를 잃었다. 10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한 뒤 12번홀(파4)에서 OB를 내며 또 2타를 잃었다. 18번홀 버디에 힘입어 이븐파로 끝낸 배상문은 “한국에도 너희들만큼 잘 치는 선수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대섭(삼화저축은행) 등 5명이 공동선두(4언더파 67타)에 나선 가운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븐파(71타)를, ‘핑퐁 커플’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 안병훈은 4오버파를 기록했다.
천안=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