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주의 다룬 책 불티
中학자 “터무니없는 내용”
‘위구르족은 그들을 도살자로 부른다. 1933∼44년 신장(新疆)을 통치한 군벌 성스차이(盛世才) 장군과 1949년 인민해방군을 이끌고 신장을 점령한 왕전(王震) 전 국가 부주석, 15년째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이끌고 있는 왕러취안(王樂泉) 자치구 공산당 서기가 이들이다.’
2007년 대만에서 출판된 ‘나의 서역, 너의 동투르키스탄(我的西域, 니的東土·영문명 My West Land, Your East Country·사진)’은 이처럼 도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학자들은 책 내용이 터무니없다고 펄쩍 뛰고 있다. 이 책이 7월 5일 우루무치 유혈사태 이후 홍콩 대만 등 중화권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0일 전했다.
책의 저자는 중국인 저널리스트 왕리슝(王力雄) 씨. 그는 1999년 국가기밀누설죄로 중국에서 투옥됐고 모헤타르라는 이름의 위구르족 지식인을 만나면서 신장 문제에 눈을 떴다. 그는 모헤타르 씨의 도움으로 이후 9년 동안 신장위구르 역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집필했다고 한다.
이 책은 위구르족 분리 독립주의자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했다. 중국의 위구르족은 팔레스타인 사람과 같다. 자기 땅에서 이민족인 한족에게 식민지 지배를 받고 있다. 위구르족은 그동안 이에 항거해 몇 차례 자기들의 정부(동투르키스탄공화국)를 세웠다. 하지만 번번이 중국 한족의 무력 앞에 무너졌다. 때로는 수만 명이 학살당하기도 했다. 위구르인 가운데 중국의 한 부분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단지 5∼10%에 불과하다. 위구르족은 독립을 원하고 있고 독립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중국 측은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신장발전연구중심 마다정(馬大正) 주임은 “고대부터 신장은 여러 민족이 융합하는 용광로와 같은 곳으로 위구르족은 그중 하나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또 신장위구르족은 19세기 후반까지 중국의 영향력 아래 고도 자치를 누렸고 위구르족은 이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범이슬람주의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위구르족이 분리 독립을 획책하기 시작했다는 게 반박의 요지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