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無)적조, 무피해.’
해마다 여름이면 남해안 양식장을 덮쳤던 유해성 적조가 9월 중순에 접어들도록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적조와의 전쟁’을 되풀이했던 양식어민과 수산담당 공무원들의 표정도 한층 밝다. 경남도는 “기온이 높아 안심하긴 이르지만 바다 상황을 종합하면 적조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10일 밝혔다. 이대로 지나간다면 1995년 대규모 적조로 308억 원의 피해를 낸 이후 15년 만에 처음 적조발생과 적조 피해가 동시에 없는 해로 기록될 예정.
경남도 정운현 양식담당은 “올 6월 중순 이후 오랜 장마와 집중호우로 바다의 염분 농도가 낮아 적조생물이 활성화하지 못했다”며 “바다 수온이 점차 내려가고 있어 올해는 유해성 적조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7월 중순 “올해 적조 규모는 중간 이상, 8월 초 전남해역에서 발생해 남해안 전역으로 퍼질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통영과 남해 등 해안지역에 적조 퇴치용 황토 6만7000t을 준비했다. 또 적조가 덮쳐 양식어류가 폐사하기 전 미리 방류하기 위한 예산 6억 원을 확보하는 등 ‘일전’을 별렀다. 그러나 적조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해상 및 육상 양식장 398ha(약 120만 평)에 키우고 있는 2억7700만 마리의 물고기가 무사하게 됐다.
적조 피해는 2001년 62억 원, 2003년 32억 원, 2007년 105억 원 등이었으며 2004년과 2008년에는 적조가 발생했으나 양식장 피해는 없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