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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충남 서해안 항구마다 ‘꽃게 웃음’

입력 | 2009-09-11 06:42:00


“워낙 많이 잡혀…” 1kg 1만원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적

충남 서해안에 꽃게가 풍년이다. 태안군 안흥, 신진, 백사장항과 홍성군 남당항, 보령시 대천항 등에서 가을 수꽃게가 풍어를 이루면서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모처럼 싼 가격에 실컷 꽃게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

9일 오전 5시.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에 들어서자 20여 개 수산물 가게 수족관에 싱싱한 꽃게들이 가득 차 있다. 평일인데도 가게 앞 좁은 도로에는 이미 전국에서 온 관광객과 미식가들이 줄을 이었다. 저마다 수산물이 담긴 아이스박스를 들고 있다.

‘오늘 꽃게 1kg당 1만 원’. 가게마다 어황에 따라 매일매일 달라지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올봄에는 1kg에 4만 원까지 했는데 1만 원이라뇨?” 하고 묻자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9)는 “워낙 많이 잡혀서유. 가을에는 암꽃게가 아니라 수꽃게지만 갈수록 살이 통통해져 맛은 그만이유” 하고 대답한다.

금어기가 끝난 지난달 15일부터 지금까지 서해안 꽃게 어획량은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었다. 위판 가격은 지난달에는 1kg에 5000원 선이었으나 살이 차오르면서 8000∼1만1000원 선을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소비자는 1kg에 1만∼1만2000원이면 살이 꽉 찬 꽃게를 맛볼 수 있게 된 것.

꽃게뿐만 아니라 대하 철까지 다가오면서 서해안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대하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 거무스레한 색깔의 양식과 달리 노란색을 띠고 있는 자연산은 1kg에 3만 원 선이다. 백사장항에서 꽃게 그물을 손질하던 김용식 씨(64)는 “재작년 기름 유출사고 이후 시름에 빠져 있었는데 이제는 쉴 틈이 없다”며 웃음꽃을 피웠다.

계모임으로 놀러왔다는 임희순 씨(58·여·경기 평택시)는 “꽃게 맛을 제대로 보려면 산지에서 살아있는 것을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값이 싸 게장도 담그려고 3kg이나 구입했다”고 말했다.

충남도 수산 관계자는 “매년 어린 꽃게 수백만 마리를 보령과 태안 연안에 방류하고 있어 올해도 풍어를 이룬 것 같다”며 “수산물 어획량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