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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여론광장/약대 신설, 지역대학에 우선권을

입력 | 2009-09-11 06:50:00


정부는 6월 미래 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 연구 인력을 늘리기 위해 1982년 동결된 약학대 정원을 증원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의 보건의료 수준은 약사 인력만 놓고 볼 때 6개 광역시 가운데 5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약대 설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결국 인천도 50명 정원을 배정받아 2011년에는 약대를 신설하게 됐다. 이는 지역 의료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인천의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인천에서는 가천의과학대, 인천대, 인하대 등 3개 대학이 사활을 걸고 약대 유치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최근 송도국제도시에 캠퍼스 이전을 추진하는 연세대가 약대 유치에 뛰어들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는 연세대는 아직 구체적인 학부 신설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전에 따른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또 송도캠퍼스 설립 승인 당시 이공계 학과를 이전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로 인천시에 한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치의예과와 의예과, 언더우드국제대학 등을 개설할 방침을 밝히고 있으나 이는 약대 신설을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처럼 이전에 따른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는 연세대가 약대 설립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는 불만을 표시할 수밖에 없다.

인천시의회가 9일 임시회를 열어 ‘지역 대학의 약학대 신설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동안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대학들은 우수한 보건의료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약대 설립은 어디까지나 대학이 주체가 되어 결정할 문제로 대학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유치돼야 한다’는 인천시의 입장은 상당히 불만스럽다. 의료 시설과 수준을 높이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온 지역 대학의 성장을 지원해야 할 시가 오히려 외면하는 것으로 보인다.

약대 신설은 대학에 대한 평가와 위상을 높이는 절호의 기회다. 정부는 지역발전과의 연계성은 물론 무엇보다 약사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도별로 적정 인원을 배정한 최초의 목적과 취지를 분명하게 인식해 형평성 있는 객관적 심사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시는 인천의 대학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시의회는 인천 의료산업과 지역대학의 발전을 위해 강력한 대응활동에 나설 것이다.

박창규 인천광역시의원 blue-namk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