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만의 여왕은 이제 그만.”
이번만은 정말 다르다. 자타가 인정하는 톱스타 한예슬. CF계에서 최고 몸값을 자랑하는 블루칩이지만, 그녀의 본업인 연기에서는 2006년 ‘환상의 커플’ 이후 최근 3년간 흡족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연기력도 눈에 띠게 발전했다는 평가를 듣는 한예슬이 이번에 연기자로 승부수를 던진다. 12월부터 방송예정인 SBS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의 여주인공을 맡은 것.
한예슬의 컴백작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는 인기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의 연출자 최문석 감독, 대표적인 한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비롯해 ‘이 죽을 놈의 사랑’ ‘고맙습니다’의 극본을 쓴 이경희 작가가 손을 잡아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처럼 국내와 국외에서 모두 실력을 인정받는 연출자와 작가가 만난 ‘드림팀’에 한예슬이 가세한 것. 극중 한혜슬은 지방의 한 마을서 유명한 한의원의 외동딸로 태어났지만, 똑똑한 오빠와 비교당해 늘 찬밥신세를 당하는 여주인공 한지완 역을 맡았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학교와 집에서 문제만 일으켜 구박받지만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늘 웃는 캐릭터다.
한혜슬은 그녀를 톱스타로 만든 화제작 ‘환상의 커플’에서 연기한 안나 조와 같은 밝은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친근감을 내세울 예정이다.
드라마 관계자는 “캐스팅 전 여주인공 역할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밝은 성격을 잃지 않아야 하고, 어두운 과거가 있지만 환한 웃음으로 보는 사람들을 기분좋게 해줘야 하는 캐릭터라 평소 한예슬의 이미지와 잘맞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예슬의 이번 출연은 단지 그녀가 1년 만에 다시 안방극장에 컴백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그동안 ‘CF 인기 미녀 스타=흥행 실패’라는 묘한 징크스가 존재해 왔다. 실제로 한예슬은 그녀를 원톱으로 내세운 영화 ‘용의주도 미스신’, 드라마 ‘타짜’ 등에 출연했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었다. 특히 첫 영화로 2008년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어 한동안 따라다녔던 ‘연기력 부족’에 대한 꼬리표를 떼어냈기 때문에 흥행 부진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남달랐다.
따라서 이번 작품을 통해 그녀는 그동안의 부진은 단지 작품 운과 이른바 타사 드라마와의 대진 운이 없어서였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방송 관계자들은 “한예슬이 이번에 몸에 딱 맞는 캐릭터와 시청률 제조기로 정평이 난 연출자와 작가 등 최고의 조건에서 연기를 하게 됐다”며 2006년 드라마 ‘환상의 커플’ 이후 이어진 부진을 끊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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