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흥행 키워드 세대별 인기 캐릭터 커플
캐릭터에 대한 대중의 호응은 드라마의 성공을 이끄는 견인차이자, 문화적 현상의 반영이다. 그렇다면 올해 안방극장에서 ‘통’(通)한 남녀 캐릭터는 무엇이었을까. 시청자는 20대와 30대, 남녀로 각각 구분해 인기 캐릭터의 ‘교집합’을 이뤄냈다. 30대 엣지녀와 간지남, 20대 억척녀와 꽃남이 그것. 드라마 속 여성상은 자아성취욕이 강하고 굳건한 면모가 강조된 반면, 남성은 부드러운 성정에 세련된 외모를 지닌 이들이 큰 사랑을 받았다. 고정된 성 역할에서 크게 벗어난 파격을 보였고, 이것에 대중들은 열광했다.
○30대 엣지녀 VS 20대 억척녀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안방극장이 만들어낸 최고 유행어는 ‘엣지 있게’로 꼽히지 않을까. 굳이 해석하자면 ‘비범하다’라고 풀이되는 ‘엣지 있다’는 SBS 드라마 ‘스타일’의 편집장 김혜수가 관용어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엣지’의 유행은 그저 말뿐이 아닌 엣지 있는 여성들의 전성시대도 열었다.
우선 매사 자로 잰 듯한 완벽함을 보이는 김혜수를 비롯해 MBC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 고현정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고현정이 ‘선덕여왕’에서 매회 뿜어내는 명대사의 향연은 ‘엣지 있게’ 시청자의 귓가에 파고들어 국민 드라마로 자리 잡게 했다.
그런가하면 드라마 속 20대 여성은 ‘들장미 캔디’의 새로운 변형인 억척녀로 포장돼 눈길을 끌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란 ‘캔디’ 주제가의 한 소절처럼 꿋꿋이 현실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한효주였와 KBS 2TV ‘꽃보다 남자’의 금잔디 구혜선이 억척녀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30대 간지남 VS 20대 꽃남
외모와 스타일, 능력 심지어 성격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법 없는 30대 남성을 일컬어 시청자들은 ‘간지남’이라 불렀다. 멋지다는 말로는 표현이 턱없이 부족한 간지남의 대표주자는 류시원이 대표적.
류시원은 SBS 드라마 ‘스타일’에 1급 요리사이자 패션월간지 발행인인 서우진 역을 맡아 30대 남성의 정제된 매력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보여주었다. 여기에 MBC 드라마 ‘트리플’의 이정재, 올 한해 안방극장에서의 가장 큰 발견이라 할 만한 ‘내조의 여왕’ 윤상현도 더해져 간지남의 대세를 형성했다.
누나들의 마음을 훔쳐간 20대 남성상은 ‘꽃남’이 압도적이었다. ‘꽃남’ 신드롬은 올 초 방영됐던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촉매로, 이민호와 김범, 김현중 등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꽃남’ 열풍은 하반기에도 식지 않고 계속될 전망.
10월 방영되는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서는 장근석을 비롯해 그룹 FT아일랜드의 멤버 이홍기 등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MBC ‘선덕여왕’ 후반부를 장식할 김춘추 역의 유승호도 빼놓을 수 없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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