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봄, 셰이스타디움 4층에 있는 다이아몬드 클럽에서 성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당시 핵심발표내용은 메츠의 새 구장 설립계획이었다. 새로운 구장의 모형도 전시되었고 구단주를 비롯한 중역 모두가 참가한 무게있는 자리였다.
이 발표직후 마케팅부서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많이 들떴다. 하지만 마케팅매니저가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한마디를 던졌다. “내가 장담하는데 구장은 우리가 메츠를 떠난 후에나 완성될 것이다. 아무리 빨라도 10년후 얘기다. 그러니 꿈들 깨고 일이나 열심히 해!” 그런데 실제로 당장 내일이라도 공사를 시작할 듯한 분위기였지만 그 매니저의 장담대로 정확히 10년이 지난 올해서야 ‘시티필드’가 오픈했다.
미국에서도 구장을 건축하려면 해결해야할 것들이 많다. 물론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설사 돈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지역의 정치적인 환경여건도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구장을 설립하는데 성공한 구단들의 공통점들을 한번 짚어보자.
첫째, 구단주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한마디로 돈을 쥐고있는 오너가 밀어붙여야 한다는 뜻이다. 구단주가 직접 발벗고 나서서 정치권과 지역사회에 통합시켜야 한다. 메츠는 구단주 아들이 직접 개입해 구장설립을 위한 회사를 따로 차렸다. 올해 오픈한 NFL 댈러스 카우보이스 스타디움같은 경우 구단주인 제리 존스가 자신의 명예를 건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10억 달러가 넘는 구장을 현실화 했다.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거의 70%%가 넘는 건축비용을 메웠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구단주의 적극적인 노력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는 “구장설립은 나의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아끼지 않기로 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둘째, 정치인들의 동업정신이 필요하다. 아무리 억만장자 구단주라도 지역사회의 금전적인 도움없이는 쉽게 시작할 수 없다. 구장설립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그렇다치고 땅값과 지역 인프라가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전철노선과 새로운 고속도로 건축, 그리고 주차장같은 시설들이 새롭게 건설돼야 하는데 이 것은 시청의 몫이기 때문이다. 뉴욕시에서 양키스타디움 주차장 건축에 투자한 금액만 3억 달러가 넘는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뉴욕시장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대선까지 출마했던 줄리아니 시장은 양키스의 광팬이다. 그는 뉴욕시 양팀에 새로운 구장을 설립할 수 있도록 임기를 몇 달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약 16억 달러 가량의 예산을 확보했다. 그의 임기안에 구장들이 완성되지 못했지만 그가 없었더라면 새로운 구장들은 10년이 아니라 20년이 걸렸을 수도 있다.
올해 뉴욕에 개장한 2구장에 뉴욕시와 구단이 들인 돈은 20억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이런 불황에 과연 올바른 투자였는가? 여러 가지 연구결과들이 있지만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구장은 지역시민들의 공간이라는 점이다. 올시즌 양키스와 메츠 두 구장의 관중수는 570만명을 넘었다.
대니얼 김 Special Contributer
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 8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메츠 직원을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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