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신종플루 마스크…“착용하고 싶어도 못한다?”

입력 | 2009-09-11 15:16:00


이지현 기자 = 연일 마스크 판매량이 급증한다는 뉴스가 줄을 잇고 있지만 거리에 마스크를 쓴 사람은 많지 않다.

2009년 9월 신종플루 유행이 만든 기현상 중 하나다.

11일 출근시간대 서울 공덕 5거리를 중심으로 이동하는 시민 200여 명을 살펴본 결과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5% 가량인 10명으로 확인됐다.

◇신종플루 마스크, 고가에 구하기도 힘들어

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임상은씨(27ㆍ여ㆍ서울 노원구)는 "지난 주말 신종플루 마스크를 사러 마트에 갔지만 구하지 못했다"며 "일반 마스크는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 같아 하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식약청에 따르면 국내 유통되는 신종플루 마스크는 방역용 마스크를 지칭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정한 미국용 M95등급과 유럽용 FFP2등급을 통과한 제품이다.

국내 기준인 KF94 등급 허가품목이 10일에야 발표된 상황에서 그동안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현상까지 빚어졌다.

이같은 마스크의 경우 2000원 이상의 고가로 한번 쓰면 재사용이 불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선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가격과 쓰임이 고민돼 구입을 결정하기도 힘든 상황인 셈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방역용 마스크 이외에 일반적인 방한용 마스크로 보건용, 수술용, 황사용 마스크가 유통되고 있다"며 "일반 마스크도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하면 신종플루 감염자?

일반 시민 중에는 마스크 착용이 가져오는 위하감 때문에 착용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이 모씨(20ㆍ서울 관악구)는 "신종플루에 걸릴지 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싶지만 사람들 시선이 걸려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그는 "일하는 동안 착용해도 되는지 물어봤지만 안된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씨처럼 업무상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승무원, 은행원 등 서비스업 종사자는 이미지 때문에 마스크 착용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주 감염원이 사람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신종플루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또 신종플루 감염자를 중심으로 마스크 착용이 권장되면서 자칫 일반인이 감염자로 비춰질까봐 착용을 꺼리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감염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착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고가 제품이고 막연한 불안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