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랭저 알디 엑스트라 브뤼
피노누아르 63%, 샤르도네 37%의 블렌딩. 이 빈티지에 사용되는 포도는 82%가 특급 밭에서, 18%는 일급 밭에서 수확한다. 5년간 숙성 후 출하되는 ‘볼랭저 그랑 아네’보다 3년의 숙성 기간을 더 거친다. 즉, 데고르주망 시기가 3년이 더 늦었다는 뜻이다. 적정 음용 온도 10도. 알코올 도수 12%.
○피노누아르-와인 골격 잡아주고
○ 피노뫼니에- 과일향의 부드러움
○ 샤르도네- 신선하고 우아한 맛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그들이 허용한 제조법에 따라 만들어진 발포성 와인을 말한다. 프랑스의 원산지통제명칭(AOC) 법에서 라벨에 ‘Appellation d'Origine Control´ee’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와인이기도 하다.
샴페인에 사용되는 3가지 포도 품종의 특성과 당분 함유량을 뜻하는 3가지 용어만 알아도 샴페인의 맛을 가늠해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샴페인은 적포도 품종인 ‘피노누아르’와 ‘피노뫼니에’, 백포도 품종인 ‘샤르도네’만 사용해 만든다. 이 중 피노누아르는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와인의 골격을 잡아준다. 과일 향과 맛을 담당하며 부드러움을 이끌어주는 건 피노뫼니에. 최근 30%까지 재배 면적이 늘어난 샤르도네는 신선하고 우아한 맛을 담당한다.
당분 첨가 정도에 따라 샴페인은 크게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브뤼(Brut), 드미세크(Demi-Sec)로 나눌 수 있다. 뒤쪽으로 갈수록 당도가 높다. 750mL를 기준으로 엑스트라 브뤼는 설탕이 4.5g을 넘지 않았음을 말하며, 브뤼는 11.3g 이하가 설탕 첨가 제한선이다. 대개 샴페인 1병으로 8∼10잔 정도를 낸다고 본다면 글라스에 담긴 샴페인 한 잔에는 약 1g의 설탕이 들어있다. 이는 단맛을 느낄 수 없는 미미한 양으로 단맛 나는 샴페인을 찾으려면 드미세크 샴페인을 고르면 된다.
샴페인은 식전주나 메인 와인, 디저트 와인으로도 손색이 없지만 국내 소비량은 많지 않다. 이는 레드 와인을 유난히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 탓도 있겠고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도 한몫 한다. 시음 기회도 자주 없어 적극적인 맛 비교도 어렵다. 그러다 보니 샴페인은 대개 이름에 의존해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샴페인도 어느 등급의 밭에서 나온 포도를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 샴페인 회사가 직접 재배한 포도인지 아닌지 등등 따져볼 거리가 많다. 특히 ‘데고르주망’ 시기는 샴페인 마니아들이 챙겨야 할 필수 체크 항목 중 하나다. 데고르주망이란 샴페인이 병 속에서 2차 발효를 거치며 생긴 앙금을 제거하는 것을 말하는데, 샴페인은 이 앙금을 오래 품고 있을수록 풍미가 좋아진다. 그러다 보니 데고르주망까지의 기간이 긴 샴페인이 환영받는다. 대표적인 샴페인 명가 중 하나인 볼랭저(Bollinger)사에서는 이를 아예 이름으로 만들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볼랭저 알디’의 RD는 ‘R´ecent D´egorgement’의 약자로 이는 ‘최근에 앙금을 제거한 볼랭저’란 뜻이다.
김혜주 와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