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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 제때 울렸으면 희생 없었을 것”

입력 | 2009-09-14 02:52:00


경찰 “황강댐 물 2시간반 뒤에야 사고지점 도달” 추정

북한의 황강댐 방류로 6명의 희생자를 낸 임진강 참사는 경보만 제때 발령됐으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13일 경기 연천경찰서에 따르면 작동하지 않은 경보시스템과 사고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임진강의 유속 등을 조사한 결과 최초 수위 변화가 감지된 때부터 사고 발생까지 2시간 이상의 여유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사고가 난 6일 오전 1시경 북한 황강댐에서 방류한 물이 내려오면서 오전 3시경 남방한계선에 있는 임진강 필승교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졌다. 이때 필승교의 수위는 경보 발령 기준인 3m를 넘어섰다. 필승교를 통과한 물은 약 2시간 반 만인 오전 5시 반경 이곳에서 20km 정도 떨어진 임진교 하류 2km의 사고지점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필승교 수위가 올라갔을 때 경보가 발령됐다면 하류에 있던 희생자들이 충분히 대피할 수 있었던 셈이다. 게다가 임진교 등 4곳에 설치된 대피 사이렌은 낮에도 들릴 정도로 충분히 소리가 컸다. 경찰은 이번 주 경보시스템 등 관련 기기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자원공사 등 관련 직원들에 대한 구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오전 희생자 6명에 대한 합동영결식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숨진 이경주 씨(38)의 사촌형인 유족대표 이용주 씨(48)는 “산과 물을 좋아했던 형제들이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하다니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강일 씨(40)의 아들 우택 군(12)은 자신을 아이스박스에 태워 살린 뒤 강물 속으로 사라져간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눈물만 흘렸다. 영결식이 끝난 뒤 시신은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돼 인근 사찰에 봉안됐다.

고양=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동아일보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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