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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 신중모드?

입력 | 2009-09-14 02:52:00


■ 전경련 면담 요청에 미지근한 정몽준 대표
‘대기업 오너 출신’ 꼬리표 부담
친서민 고려한 ‘거리두기’ 분석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취임 이후 첫 휴일인 13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복지시설을 방문해 공동 작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을 격려했다. 취임 직후인 8일엔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최근 국내 최대의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나라당과 재계의 회동을 제의한 데 대해선 아직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전경련이 정 대표 취임 이후 한나라당에 보낸 공문엔 경제회생 방안 및 현안에 대해 한나라당과 재계 간 의견교환 및 상설 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회동을 하자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당 3역과 경제5단체장이 먼저 만난 뒤 추후 당 3역과 전경련 회장단이 만나자는 일정도 제시됐다.

공문이 도착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회동 날짜는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정 대표와 재계 인사들의 회동은 현재 우선순위에 잡혀 있지 않으며 당분간 성사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최근 정 대표의 친서민 행보와 연결짓는 시각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 대표가 친서민 행보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오너 출신인 정 대표가 전경련 등 재계 인사와 만나게 되면 친기업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정치적 고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여기엔 정 대표가 취임 후 펼치고 있는 친서민 행보가 나름대로 상당히 성과를 거두고 있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 같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정을 짜다 보니까 그렇게 된 측면이 있는데 일부러 (재계와) 거리를 두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대표 취임 축하 난을 보낸 조석래 전경련 회장과 전화 통화를 했다. 한국과 호주의 축구경기 때는 경기장을 찾은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도 인사를 나눴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