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무차별 총격설 사실로
중국 경찰당국이 북-중 접경지역을 넘다가 총살당한 탈북자 56명의 시신을 압록강에서 발견했다는 중국 공안당국의 문건이 공개됐다. 2003년 10월 7일자로 된 이 공문은 지린(吉林) 성 바이산(白山) 시 창바이(長白) 조선족자치구 공안국에 의해 작성됐다. 공문에 따르면 2003년 10월 3일 오전 53구의 시신이 발견된 데 이어 이튿날인 10월 4일 새벽 3구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적고 있다. 이 공문이 진본이라면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북한의 탈북자에 대한 가혹행위가 사실로 확인된 것으로 탈북자 인권문제와 관련해 파장이 예상된다.
공문에는 “검시 결과, 사망자들은 모두 북한 주민들이었고 56명 전원이 총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중국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어가려고 시도하던 과정에서 북한 국경수비대의 총격을 받았다는 증거”라고 기록돼 있다. 사망자는 남자 36명, 여자 20명이었으며 이 가운데는 소년 5명과 소녀 2명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이용해 북한의 주요 관공서와 군사시설, 주거지 등을 표시한 온라인 지도를 만들고 있는 커티스 멜빈 씨(33)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노스 코리아 이코노미 워치(www.nkeconwatch.com/)’를 통해 공개됐다. 이곳에 글을 올린 사람은 아이디 ‘treasuresthouhast’를 쓰는 누리꾼으로 중국의 포털사이트 왕이(網易·bbs.163.com)에 올라온 글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