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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 金-孫 바람불면 鄭이 웃는다?

입력 | 2009-09-14 02:52:00


김근태 안산 공천 급부상
손학규 수원 출마론 맞물려
정동영 복당문제 불거질듯

10월 재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경기 안산 상록을 후보로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수원 장안이 10월 재선거 대상에 포함되면서 수원과 안산에 거물급 인사를 투입해 바람몰이를 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원 장안에 손학규 전 대표가 급부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13일 “안산 상록을은 우리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김 전 의장의 전략공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최근 김 전 의장 측에 안산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전 의장 측은 당에서 정식으로 출마 요청하면 검토해보겠다는 수준에서 답변했다고 한다. 지역구(서울 도봉갑)를 등지고 출마해야 할 만큼 이번 출마가 명분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가 급히 김 전 의장에게 ‘구조신호’를 보낸 것은 선거 때마다 강세를 보여 온 안산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김영환 전 의원과 김재목 지역위원장, 윤석규 전 국회 원내기획실장 등이 경합하고 있지만 이들을 후보로 가정하고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의 지원을 받는 무소속 임종인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야권 표가 분산될 가능성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의장이 출마하면 야권 후보는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 지도부가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오겠다”(박지원 정책위의장)고 밝힌 손 전 대표도 여전히 출마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대표 측 인사는 “종로구 지역위원장 자리를 버려야 하고, 한때 측근이었던 박종희 전 의원이 의원직을 잃자마자 그 지역에 출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장 현실정치에 뛰어들어야 하는 문제까지 폭넓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에서는 송영길 최고위원 등이 이번 주 중 손 전 대표를 만날 예정이어서 출마와 관련한 긍정적 언급을 기대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이처럼 다급한 배경엔 이번 재선거에 당의 사활이 걸려 있을 만큼 절박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조성된 우호적인 여건에서 치르는 이번 선거에서 납득할 만한 결과가 안 나온다면 당장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며 “지도부로서도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두 인사의 ‘귀환’ 여부가 쟁점이 되면서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도 당내에서 다시 불거질지 주목된다. 민주당에서 60세 이상 중도 성향 의원들이 모인 ‘민주시니어’ 모임은 14일 오찬 회동을 갖고 정 의원의 복당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