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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언어영역/9월 모의평가 특성 및 활용법

입력 | 2009-09-14 02:52:00


《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모의평가가 실시되었다. 이번 모의평가는 출제와 채점 과정에서 개선점을 찾아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반영하기 위해 치러진 시험이다. 수험생들은 자신의 수능 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실전문제 유형에 적응할 발판을 마련하는 중요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전년도 수능보다 까다로워… 상위권 ‘고난도 문제 전략’이 핵심

■ 전반적인 출제경향

9월 모의평가의 1교시 언어영역을 6월 모의평가와 비교해보자. 이번 시험은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문항 수가 많아 6월 모의평가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졌다. 그러나 정답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항, 상위권을 변별하는 고난도 문항 등도 다수 출제됐다. 전체적으로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으나 2009학년도 수능보다는 어려웠다는 평이다.

언어영역의 전반적인 시험 구성, 즉 문제유형이나 제재별 비중(문항 수, 배점) 등은 최근의 경향을 유지해 6월 모의평가나 2009학년도 수능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문학작품의 장르 선정은 6월 모의평가와 경향을 달리하였다. 즉 6월 모의평가에서는 고전 시가와 고전 산문에서 세 장르(가사, 시조, 고전 수필)를 복합하고 극(희곡)을 출제하지 않았으나, 이번 시험에서는 운문 문학(현대시, 고전 시가)끼리 복합하고 수필 대신 극을 선정하였다. 6월 모의평가 때에는 언어영역 문제지가 16페이지로 늘었다가, 이번 시험에서는 쓰기 문항의 길이를 줄여 이전과 동일하게 15페이지로 맞춘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읽기영역에서 ‘비문학’과 ‘문학’을 비교해 보면, 문항 수 배분은 동일하나 배점 면에서는 비문학이 43점, 문학이 33점으로 10점 차가 난다. 이는 2009학년도 수능의 6점 차보다 큰 폭이다.

언어영역 문항 수가 50문항으로 줄어든 2008학년도 시험부터 비문학에서는 지문별로 3, 4문항이 출제돼 왔다. 그러나 올해 6월 치른 모의평가에서 5문항(사회), 2문항(과학)으로 구성한 제재가 새롭게 등장한 바 있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도 마찬가지로 5문항(인문), 2문항(사회)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시험의 어휘·어법 문항은 6문항 11점의 비중으로 출제되었다. 문제의 난도는 평이하다. 쓰기 뒤에 단독 문제로 출제되는 11, 12번을 제외하면 지문과 연계된 어휘·어법 문항들은 비문학에 치중되어 있다.

■ EBS 방송교재와의 관련성

이번 시험에서 인용된 문학작품은 EBS 교재에서 다수 발견되었다. 이육사의 ‘소년에게’와 황지우의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2008년 EBS 수능특강 수록)를 제외하고는 EBS 교재와 시중 교재에서 많이 다룬 작품이 출제되었다.

■ 영역별 분석 - 듣기 쓰기

듣기평가의 소재는 방송, 발표, 대화, 면접 등 다양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되는 최근의 경향을 따랐다.

6∼12번의 쓰기와 어휘·어법 단독 문항은 대부분 기출 유형이 약간씩 변형되어 출제되었고, 6월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세트 문제가 출제되었다. 문제는 대체로 쉬운 편이었으며, 관용 표현의 ‘의미 쏠림’ 현상에 대한 이해를 물은 11번 문제가 조금 까다로웠다. 대체로 문제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새로운 문제 형식에 당황한 경우 해결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6번에서는 물의 상태 변화에 대한 실험 결과 그래프를 보고 연상하는 문제를 출제하였다. 기존에는 특정 사물이나 그림을 이용해 연상하도록 했는데, 이번 시험에서는 연상의 소재와 방법에 변화를 주었다.

7번에서는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이 조건을 충족한 표현을 찾는 문제를 출제하였다. 조건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답지에서 해당 내용을 파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8번과 9번은 개요를 수정하는 과정과 자료를 활용하는 과정을 연계하여 세트 문항으로 출제하였다. 8번에서는 개요를 수정·보완한 내용에 대한 적절성을, 9번에서는 자료 활용방안의 적절성을 물었다. 2009학년도 수능에서는 고쳐 쓰기와 표현하기 문제를, 6월 모의평가에서는 개요 작성과 고쳐 쓰기 문제를 세트로 묶어 출제한 바 있다.

10번은 고쳐 쓰기의 적절성을 묻는 문제로, 예년과 같은 유형의 평이한 문제였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이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어휘 단독 문제인 11번은 ‘관용 표현의 구성 요소와 의미 변화’의 관계를 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평가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어법 단독 문제인 12번에서는 를 바탕으로 ‘인용 발화’와 ‘일반 발화’를 구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였다.

■ 영역별 분석 - 비문학

비문학은 지문의 내용이 크게 까다롭지 않았으나, 문제에서 고난도 문항이 많이 출제되었다.

인문 분야에서는 약간 긴 지문을 바탕으로 5문항을 풀게 하였다. 15번과 16번 문제가 까다로웠는데, ‘천(天)’에 함의된 개념의 변천 과정을 이해하고 그에 해당하는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사회분야에서는 지문 길이가 다소 짧고, 6월 모의평가에서 시도된 2문항 구성을 취했다. 문항 수가 적지만 모두 지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어야 해결할 수 있었다.

과학분야는 지문 길이는 짧으나 용어가 생소했다. 특히 20번 문제는 지문 외에 문제에 주어진 도표와 지도를 모두 고려해 풀어야 했다.

기술분야는 우편번호 자동분류기의 학습에 대한 글을 지문으로 선택했는데, ‘학습’이라는 용어가 낯설게 사용된 탓에 지문의 내용을 명확하게 이해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학습’의 기능에 해당하는 예를 찾는 37번은 지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답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언어분야는 비교언어학에서 언어 간의 친족 관계와 조상 언어를 밝히는 연구와 관련된 글이 지문으로 채택되었다. 출제된 문제 모두 지문을 꼼꼼히 읽지 않으면 함정에 빠질 정도로 까다로웠다.

예술분야는 예술의 세속화에 대한 특성과 의미를 묻는 지문을 선정하였다. 비판적 사고를 묻는 45번이 다소 까다로운데, ‘예술의 세속화’에 대한 이해와 글의 이해를 바탕으로 비판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 영역별 분석 - 문학

문학영역에서는 6월 모의평가와 경향을 달리해, 현대시와 고전 시가를 엮고 수필 대신 극을 선정하였다. 문학작품들 중 복합 세트에 나온 현대시 ‘소년에게’와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2007학년도 10월 서울시교육청 출제)는 교과서에 실리지는 않았지만 감상하기에 어렵지 않아, 쉽게 문제의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현대 소설인 ‘잔인한 도시’(2005학년도 3월 서울시교육청 출제)는 감상하기 까다로운 편이지만 문제는 대체로 쉽게 풀었을 것이다. 이현보의 ‘어부단가’는 2005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서 다룬 바 있다. 그리고 시인 이육사, 황지우 및 현대소설 작가 이청준은 그들의 다른 작품이 수능 또는 모의평가에서 한 번 이상 출제된 적이 있다.

장르 복합 부문에서는 현대시 두 편과 시조 한 편을 복합하여 6문항을 출제하였다. 현대시 두 편 모두 낯설지만 내용을 이해하기에 쉬워 어렵지 않게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극 부문에서는 6월과 9월 두 차례의 모의평가에서 수필과 극을 번갈아 출제하는 최근의 경향대로 6월 모의평가에 출제하지 않았던 극이 출제되었다. 여기에서 출제된 세 문제 모두 평이한 편이다.

현대소설 부문은 ‘잔인한 도시’(이청준)가 지문으로 선정되었는데, 지문만으로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서술상 특징을 묻는 40번과 에 제시된 글을 바탕으로 작품을 감상하도록 한 42번 문제가 약간 까다로웠다. 이와 달리 고전소설 부문은 지문도 어렵지 않고 문제도 평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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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기 엑스터디 언어영역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