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경 회장이 변화 주도
신제품 개발땐 대신 홍보
‘행정구역 통합 촉구, 지역 현안 여론조사, 신제품 개발 홍보, 상장사 모임 주선….’
경남지역 상공회의소의 ‘중심’인 창원상공회의소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바람의 진원지는 7월 9일 11대 회장으로 선출된 최충경 회장(63·경남스틸 사장·사진)이다.
○ 모두 다 ‘바꿔’
최 회장은 취임 당시 “회원사 최우선주의, 실용주의, 합리주의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21명의 직원에게는 “상의는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되는 조직인 만큼 회원사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곧바로 조직 정비에 들어갔다. 상근부회장제를 폐지하는 대신 회원지원그룹과 고객서비스그룹 등 2개 그룹으로 개편해 그 아래에 5개 팀을 두었다.
상근부회장과 여직원 등 7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내보내고 특허담당, 조사경력직 등 7명의 젊은 직원을 새로 뽑았다. 055-283-0601이던 전화번호는 210-3030(상공상공), 3000번으로 바꿨다. 회원사가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상을 받으면 홍보도 대신해 준다. 최근 창원공단 자동차부품업체인 우수AMS(대표 전종인)의 신제품 개발을 언론사에 널리 알리기도 했다.
최 회장은 행정 및 경제기관, 검찰, 경찰, 연구원 등을 잇달아 찾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행정구역을 묶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인근 지역 상의 회장들과 중부경남의 통합을 촉구했다.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여론조사도 폈다. 곧 차세대CEO(최고경영자) 모임과 창원지역 상장사 모임도 주선할 예정이다. 창원상의 손무곤 사무국장은 “업무가 늘어 힘들지만 회원사를 섬기기 위해 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색소폰 부는 회장님
최 회장은 ‘사회봉사와 기부에 앞장서는 CEO’로 널리 알려져 있다. 메세나 활동과 장학사업, 장애인 지원을 열심히 하는 까닭이다.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35억 원 이상. 1990년대 중반 마산의 한 고등학교에 체육관과 기숙사를 지어주었고 창원대에는 장학재단도 설립했다. 마산관악단을 20년 이상 지원하면서 1993년에는 경남오페라단의 창단을 주도한 이후 역시 후원을 아끼지 않는다. 경남재즈오케스트라에는 색소폰 연주자로도 참여하고 있다. 피아노도 곧잘 친다. 최근에는 창원상의에 특별회비로 5000만 원을 내놨다.
그는 한국메세나인상, 투명회계기업상, 창원시 최고경영인상, 경남사회복지대상 등 10여 개의 상도 받았다. 그는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 지역이기주의와 폐쇄성 등에 대해 ‘입바른 소리’도 잘하는 편. 최 회장은 “돈을 많이 번 뒤 환원하려면 이미 늦다. 적든 많든 번 돈의 10% 정도를 사회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스틸은 포스코의 냉연강판을 가공해 완성차 업체 등에 공급하는 회사. 연매출 2000억 원대이며 2000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