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교수 “3000t급 맞춰 설계… 우회 불가피”
익산관리청 “통과기준 지역 의견 수렴해 결정”
전남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할 ‘새천년대교’가 목포∼중국 항로를 운항하는 대형선박 통행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목포해양대 박성현 교수(해양안전)를 비롯한 교직원 207명은 최근 새천년대교 설계를 바꿔 줄 것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와 국토해양부 등에 제출했다.
진정서는 “새천년대교가 들어설 ‘면도수로’는 중국과 목포항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곳임에도 현재 해상교통 상황만을 고려해 3000t급 선박만 통항할 수 있도록 설계 중이어서 더 큰 선박은 외해(外海)로 돌아 다녀야 할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배가 외해로 돌 경우 3∼5시간이 더 걸려 척당 1000만 원가량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서남해안 개발에도 엄청난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대(對)중국 교역확대 및 다도해 관광객 증대에 따라 선박 규모가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통항기준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현재 설치돼 있는 해상 송전선이 철거되고 수심이 확보되면 3만 t급 이상의 선박들도 통항할 수 있는 수로”라고 주장했다.
사업을 맡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이에 대해 전남도를 비롯해 신안군, 목포지방해양항만청, 한국해운조합 목포지부 등과 협의했고 현장 및 민원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통항 기준을 설정했다고 회신했다. 익산청은 특히 “신안군의 ‘송공항 개발계획’(2006년)에 따라 향후 취항 예정인 3000t급 카페리를 기준으로 삼았다”며 “기본계획 수립 당시 관련기관이 언급하지 않고 조사 때 확인되지 않은 3만 t급 화물선 기준을 내세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13일 “현재도 5000t급 배가 다니는데도 이보다 작은 기준으로 설정한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정확한 해상교통평가를 통해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새천년대교는 2010년 7월 공사에 들어가 2020년 완공 예정으로 총사업비 5500억 원 전액이 국고로 투입된다. 교량 7.26km와 교량 양측 접속도로 3.56km 등 총연장 10.82km에 케이블로 상판을 지지하는 사장교(斜張橋)로 폭은 2차로. 압해면 서쪽 송공리와 암태면 동쪽 신석리를 잇는 이 다리가 완공되면 이미 개통된 자은도∼암태도∼팔금도∼안좌도 등 3개 교량과 연결돼 모두 9개 면을 차량으로 왕래할 수 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