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KIA 김상현(29·사진)의 방망이가 주춤하다. 최근 몇 경기 동안 33·34호 홈런을 하루에 쏘아 올리며 올 시즌 최고 MVP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하던, 그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2·3일에 한 번씩 쏘아 올리던 홈런수도 6경기 동안 단 한 개도 추가하지 못했다. 13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2타수 무안타, 삼진도 2개나 기록했다. 김상현의 슬럼프와 맞물려 KIA는 최근 2승 6패를 기록 중이다.
황병일 타격코치는 김상현의 부진에 대해 “경험 부족으로 인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김상현은 올 시즌 초 LG에서 트레이드돼 KIA에서 뛰고 있다. 트레이드 전 LG에서 2003년까지 백업선수로만 활약했고, 전역 후 2007년에는 많은 경기에 출장했지만 기대에 미치는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들어 114경기(13일)를 소화했고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매 경기 선발 출장하고 있다. 심적 부담이 적지 않았을 터.
황 코치는 “타자는 반드시 굴곡이 있게 마련”이라며 “득점찬스를 자주 놓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안타깝지만 빨리 와야 할 위기가 지금 왔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체력 안배 부분을 지적하며 “올해 경험을 통해 내년에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김상현 스스로는 SK가 연승을 거두며 전날까지 1게임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픈 것은 아니고 심리적으로 쫓기는 것도 아닌데 타격밸런스가 완전히 깨진 듯 하다”며 자평했다. 이어 “팀이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할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며 씁쓸하게 웃고는 “(최)희섭이 형이 무섭게 치고 올라와서 걱정이다”라는 농담으로 답답한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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