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청각장애인이 경찰에 맞아 의식불명에 빠졌다.
1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7일 자정경 한 택시기사가 술에 취한 청각장애 2급의 박 모 씨(67)를 경찰서 앞에서 보초 근무하던 전경에게 넘겼다.
전경은 박씨를 다시 다른 택시에 태워 집에 보내려 했으나 박씨가 이를 거부하며 경찰 현관 쪽으로 이동하려 했다. 그러자 상황을 지켜보던 강모(38) 경장이 박씨를 부축해 현관 밖으로 내보내려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박씨가 미끄러지면서 뒤로 넘어졌고 강 경장이 스스로 일어난 박씨를 부축해 현관 계단을 내려가게 했으나 박씨는 또다시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는 게 경찰의 설명.
박씨가 계속 경찰서 진입을 시도하며 자신을 폭행하려 하자 강 경장은 박씨의 코와 이마 사이 부위를 오른손 주먹으로 한 차례 때렸으며 강 경장에게 맞은 박씨는 코피를 흘린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고 경찰 측은 전했다.
박씨는 국립의료원에 후송돼 곧바로 급성 뇌출혈로 수술을 받았으나 일주일 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남대문경찰서는 이 사건을 단순한 환자 이송사건으로 봤으나 박씨의 가족이 "수술 이후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자 원인 규명을 위해 수사에 착수, 소속 경찰관이 개입한 정황이 있어 진상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 측은 "박씨가 15년 전 만성 뇌출혈로 수술한 경력이 있으며 아직 의식불명사유는 정확히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경위와 박씨의 당일 행적 등을 보완 수사해 정확한 원인을 밝힌 뒤 강 경장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