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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남해안시대]낙동강하구에 국제물류 허브가 온다

입력 | 2009-09-15 02:52:00


‘두바이형 포트 비즈니스 밸리’ 대상지로 선정돼
2020년까지 공영개발… 지역성장 동력 살릴 대역사

“낙동강 하구는 비옥한 토지와 좋은 환경을 갖춘 축복의 땅입니다. 도시와 환경이 조화를 이룬 이상적인 미래 도시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부산에 남은 마지막 보고(寶庫)를 생태도 살리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합니다.”

남해안시대의 허브항만, 첨단산업 벨트의 중심축으로 손색이 없는 낙동강을 낀 서(西)부산 지역 33km²(약 1000만 평)에 2020년까지 단계별로 국제산업물류도시가 들어선다. 도시에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밑그림 작업이 한창이다.

최근 이 일대를 둘러본 허남식 부산시장과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은 부산의 정체성 확립과 친환경적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2015년까지 30개 선석(船席)이 들어서는 인근의 부산신항이 완공되면 국제산업물류도시의 기본 골격도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 약속의 땅

부산은 유럽∼동남·동북아∼미주를 잇는 유라시아의 관문으로 동서양 해상교통의 요충지다. 그중에서도 강서지역은 중심지다. 부산신항과 항만배후철도, 김해국제공항이 위치해 육해공을 연결하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트라이앵글 네트워크가 가능한 지역이다.

지난해 4월 부산에서 열린 항만물류 전문가국제회의에서 미국 미시간주립대 마크 윌슨 교수는 “강서지역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물동량 처리는 세계 5위지만 항만 서비스 노선은 2위인 상하이(269개)보다 많은 301개로 경쟁력이 충분하다. 아시아 주요 도시들을 잇는 하늘 길 직항노선도 운영 중이다. 신항만 철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돼 유럽까지 신(新)실크로드를 구축할 날도 머지않았다. 글로벌 SARR(Sea-Air-Rail-River) 물류기능이 가능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글로벌 물류허브

정부에서는 지난해 국정과제인 ‘두바이형 포트 비즈니스 밸리(Port-Businessd Valley) 조성사업’의 대상지로 이곳을 선택했다.

2020년까지 공영개발 방식으로 건설될 국제산업물류도시의 사업비는 보상비를 포함해 11조 원이 넘는다. 6월 국제공모절차를 통해 뽑힌 당선작의 개발구상안은 광역산업단지(20km²)와 복합물류단지(9km²), 지식창조도시(4km²)로 나눠 건설한다는 것. 광역산업단지에는 조선기자재, 신소재, 해양구조물, 신재생에너지산업과 외국인 투자전용 단지를, 지식창조도시에는 금융, 보험, 교육, 컨벤션, 국제해운거래소, 해양관광 레저시티, 주거단지를 만들 예정이다. 복합물류단지에는 조립가공단지와 부품소재 공급단지, 복합연계터미널이 들어선다.

지역별로는 강서구 미음, 명지동 일대에는 조선기자재, 강동동 일대에는 기계 및 자동차 특화산업단지를, 김해공항 주변은 항공물류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서낙동강 둔치도가 위치한 중앙부는 시티 코어, 워터프런트, 3차원 시티로 나눠 각종 지원시설과 문화체육시설, 해양시설을 짓기로 했다.

연말까지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승인 및 산업단지계획 승인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토지보상과 함께 공사를 시작한다.

부산시 이광욱 서부산권개발팀장은 “풍부한 노동력으로 무섭게 다가오고 있는 중국과 앞서가고 있는 일본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물류허브 건설이다”며 “이 사업은 국익창출은 물론 부산의 성장 동력이 걸린 대역사(大役事)”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