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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콘텐츠 장터 ‘미래 전쟁의 시작’

입력 | 2009-09-15 02:52:00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지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LG전자의 앱스토어 ‘LG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사진 제공 LG전자


삼성 - LG - 통신업체들 앱스토어 사업 뛰어들어

애플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오픈마켓인 ‘앱스토어’는 올해 4월 마켓 내 프로그램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억 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7월 서비스 개시 이후 9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7월 현재 스토어 내에 등록된 프로그램은 5만5000개에 이른다. 애플의 성공신화에 뒤이어 구글(안드로이드마켓) 노키아(오비스토어) 마이크로소프트(MS·윈도마켓플레이스) 등도 유사한 개념의 온라인 장터를 개설했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등으로 대표되는 제조업체와 SK텔레콤 KT로 대표되는 통신업체들이 준비 과정을 끝마치고 앱스토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 해외로 나간 삼성과 LG

삼성전자의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전자쇼인 ‘IFA 2009’에서 공개됐다. 이어 14일 낮 12시부터 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이 사이트의 서비스가 시작됐다. 흥미로운 점은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 거점을 두고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DMC부문 미디어솔루션센터의 한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 모바일 오픈마켓이 활성화돼 있어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 개설은 아직 미정이다.

이는 두 달 전 개방형(오픈) 마켓을 연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LG는 현재 16개 국가에 서비스 중이며 올해 말까지 30개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내에는 오픈 마켓 형태가 아닌 직접 우수한 콘텐츠를 모아 USB 케이블로 내려받을 수 있는 마켓인 ‘콘텐트 큐브’를 이날부터 열었다. LG전자는 영화나 게임, 뮤직비디오 등 용량이 큰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운로드만 가능하게 했다. 국내의 다른 앱스토어와 사업모델이 중복되지 않도록 고용량의 핵심 콘텐츠 제공에만 주력하겠다는 것이 LG전자의 목표. 하지만 해외에 서비스 중인 ‘LG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의 국내 버전 공개는 아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통신업체들은 국내를 거점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분위기다. 9일 SK텔레콤이 공개한 ‘T스토어’는 국내용 오픈 마켓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것이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이나 자사 플랫폼 단말기만 지원하는 해외 앱스토어와는 달리 ‘국내 오픈형’ 장터를 표방하고 나섰다. 100여 종의 위피(WIPI) 기반 일반 휴대전화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 KT 역시 11월 ‘쇼 앱스토어’의 공식 오픈을 앞두고 최근 개발자와 일반인 등 1000명을 대상으로 정책 설명회 준비에 한창이다.

○ 이통사와 주도권 경쟁

해외파, 국내파로 나뉜 상황에 대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업체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한다. 제조업체 입장에서 신기술이 커버해주지 못하는 ‘신성장’ 동력이 필요했기에 오픈 마켓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국내처럼 이동통신사의 영향력이 큰 모바일 시장에서는 오픈 마켓 사업이 해외에 비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것.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데이터 요금제가 1KB(킬로바이트)에 3.5원 수준으로, 1MB(메가바이트) 내외의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경우 3000∼4000원의 구입비와 함께 전송료 3500∼4000원도 내야 한다”며 “‘정액제’인 애플 앱스토어와 비교하면 비싼 편이라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통신전략실 김종대 책임연구원은 “국내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확보와 무선데이터 통신 요금 대책이 관건”이라며 “개발자들에게 수익이 제대로 돌아가는 서비스 구조가 이루어져야 국내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앱스토어(App Store):

미국 애플의 아이폰(휴대전화)과 아이팟터치(MP3플레이어)용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를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 개발자와 사용자 간에 자유롭게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는 ‘오픈마켓’이다. 애플의 성공으로 앱스토어는 이러한 개방형 소프트웨어 장터를 가리키는 대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