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6자회담 ‘종말’ 초래
[2] 한미 연합전선 손상
[3] 北, 개별협상 재미 봐
[4] 김정일 지배력 강화
버락 오바마 정부가 북한과 양자(兩者)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힘으로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또 한 번의 승리를 안겨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김정일의 또 다른 승리(Kim Wins Another)’라는 사설에서 미국과 북한이 양자대화를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4가지로 요약했다.
신문은 먼저 북-미 양자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와 관련한 6자회담이 즉각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종말을 향해 치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1일 “양자대화가 6자회담의 재개를 이끌어 낸다면 (양자대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는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양자대화 추진은 또 동북아 지역의 우방, 특히 한국 및 일본과 형성할 수 있는 연합전선을 심하게 허물어뜨린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이 결과 북한은 (6자회담의) 상대국들을 분열시킬 수 있고 각 상대국과 개별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이점을 얻었다는 게 양자대화를 해선 안 되는 세 번째 이유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마지막으로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하게 됨으로써 아들에게 권력을 승계하려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대내적으로 강한 지배력을 얻게 됐다고 지적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