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취업의 계절이다. 요즘 구직자들은 번듯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뿐 아니라 면접 때 갖춰 입는 옷에도 많은 공을 들인다. 아버지나 형의 정장을 빌려 입고 면접 보러 가던 시절은 옛날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LG패션 마에스트로와 더베이직하우스 마인드브릿지, 스타일러스 by 골든듀의 도움말로 면접 의상에 대해 알아봤다.》
● 남성 구직자, 슬림한 디자인의 재킷 공략
남성 구직자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아이템은 재킷. 최혜경 LG패션 마에스트로 디자인 수석은 “남자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재킷”이라며 “상대방의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곳이 재킷인 만큼 몸에 잘 맞고 구김 없는 재킷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직자에게는 어깨 부분을 강조하는 패드가 없어 자연스러운 어깨선을 연출하는 ‘리크루트 재킷’이 무난하다.
구직 희망 기업이나 업종 성격에 맞춘 면접 의상도 한두 벌 갖춰두는 것이 좋다. 마케팅이나 유통, 영업 분야에 지원한다면 기존 검은색 정장에서 벗어나 과감히 브라운 계열의 단추 하나짜리 재킷을 시도해보자. ‘더베이직하우스 마인드브릿지’ 디자인팀 김지용 실장은 “재킷 안에 옅은 분홍색이나 노란색 셔츠를 입고 셔츠와 같은 색상의 넥타이를 매면 면접관에게 적극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기업이나 일반사무직, 금융 분야에 지원한다면 남색 정장이 적당하다. 셔츠는 푸른색을, 넥타이는 작은 점이 찍히거나 사선 무늬가 들어간 제품을 택하자.
넥타이는 폭이 좁을수록 개성이 강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의상 분위기가 밋밋하다면 넥타이 폭이 좁은 것으로, 요즘 유행하는 정장 스타일이라면 폭이 넓은 것을 매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한국 남성들은 바지를 길게 입는 경향이 있는데 구두 밑바닥에서 바지 밑단이 4∼5cm 떨어져야 다리가 길어 보인다.
● 여성 구직자, 진주 귀고리에 살구색 스타킹이 무난
여성 구직자들은 남성들에 비해 옷에 관심이 많은 터라 면접 의상에서 실수를 범하는 일은 적다. 하지만 개성을 너무 살리거나 화려한 소품을 택해 면접 단계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전달하는 데 실패하기도 한다.
의외로 액세서리는 여성 구직자의 이미지를 살리는 데 제 구실을 톡톡히 한다. 귀고리를 하지 않으면 면접자에게 ‘완성되지 않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착용하는 것이 좋다. ‘스타일러스 by 골든듀’의 이상현 과장은 “길게 늘어뜨리는 아이템보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을 주는 진주 귀고리가 무난하다”고 조언했다. 그 대신 반지나 팔찌, 목걸이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여성 구직자들이 좀처럼 착용하지 않는 시계는 의외로 성실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인 만큼 차는 편이 좋다.
면접 때 주로 치마를 입는 여성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실패하는 아이템은 스타킹이라고 한다. 여성 구직자들은 다리를 날씬하게 보이기 위해 불투명한 스타킹을 신는 경우가 많지만 자칫하면 고교생 이미지를 줄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반투명한 커피색 스타킹이나 살구색 스타킹이 가장 무난하고 하체에 자신 없다면 기본 H라인 정장바지를 택하자.
여성이라도 정보기술(IT) 업종에 지원한다면 단정한 바지 정장 차림이 좋다. 김지용 실장은 “남성 구직자들처럼 검은 색상보다는 회색이나 갈색 계열의 의상을 입는다면 면접관들에게 논리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