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액션 꼼짝 마!’
그라운드에서 선수끼리 몸싸움을 하다 넘어졌을 때 누구의 파울인지 구별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제 아무리 숙련된 심판도 선수의 교묘한 속임수 동작을 늘 잡아내기는 힘들다. 유명한 스타플레이어들도 심판의 휘슬을 유도하기 위해 과도한 제스처를 취하며 쓰러진다. 상대에게 옐로카드나 레드카드를 줄 수 있고 페널티 킥이나 프리킥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포츠머스대 폴 모리스 심리학 교수가 할리우드 액션을 잡아낼 수 있는 방법을 독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스프링어 저널’에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모리스 교수는 30명의 축구선수를 대상으로 수비 태클에 쓰러지는 강도를 다양하게 해 실험한 결과 할리우드 액션을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르면 △상대에게 부딪히지 않았는데도 마치 심하게 부딪힌 듯 특정 부위를 부여잡는 행위 △그라운드에 구를 때 한 바퀴 더 구르기 △넘어질 때 한두 발짝 중심을 잃은 듯하다 넘어지기 △다리를 굽힌 채 가슴을 내밀며 만세 부르듯 양팔을 벌리고 넘어지기 등 네 가지가 전형적인 속임수 동작인 것으로 조사됐다.
모리스 박사는 “특히 활 자세로 불리는 가슴 내밀며 만세 부르듯 넘어지는 동작은 자연낙하 상태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자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몸이 넘어지면 팔은 쿠션을 만들기 위해 자연스럽게 땅으로 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리스 박사는 “이런 속임수 동작을 심판들이 공부하면 할리우드 액션으로 부당한 승리를 쟁취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