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만치 않은 ‘검증 고개’
21, 22일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아파트 다운계약서 △인세 1억5000만 원 신고 누락 등 각종 소득신고 누락과 탈루 △병역 회피 △논문 이중게재 △부인 포천 땅 위장전입 등 그동안 정 후보자에게 쏟아진 각종 의혹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운찬 총리후보
野 “1억넘는 인세수입 미신고”
병역면제 허위기재 논란도
○ “아파트 다운계약서로 세금 탈루”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의 탈루 의혹을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20일 “정 후보자가 현재 살고 있는 방배동 아파트의 취득가격을 축소하는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 5200만여 원을 탈루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 후보자의 국토해양부 부동산거래정보, 서울시 취득·등록세 납부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3년 재건축 아파트의 토지 가격을 실제 매매가인 9억9500만 원보다 8억5500만 원 적은 1억4000만 원으로 축소 신고했다”며 “정 후보자는 토지 관련 727만 원, 건물 관련 4498만 원 등 총 5225만 원의 취득·등록세를 덜 납부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재건축 아파트 건축분 취득, 등록세를 납부할 때는 토지가격과 건축비 부담금을 더한 금액을 신고해야 하지만 건축비 부담금만 신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가 2003년 처분한 강남구 일원동 아파트도 다운계약서를 통해 수천만 원의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인세, 기업체 자문 등 정 후보자의 각종 부수입 미신고와 소득세 탈루 의혹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원들은 이날 정 후보자가 2004∼2008년 5년간 인세로 총 1억5097만 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종합소득세에 인세 수입을 신고하지 않아 수천만 원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밖에 △2007∼2008년 인터넷도서판매 업체 ‘예스24’ 고문 소득 9500여만 원 △역삼동 오피스텔 지난해 임대수입(월세 65만 원, 보증금 500만 원) 등 소득신고 누락 의혹도 검증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가 병역을 면제받은 과정도 논란이 예상된다. 정 후보자는 1970년 미국 오하이오 주 마이애미대에 제출한 입학허가신청서에 ‘나는 병역을 면제 받았다(I am exempted from military service)’라고 기재했다. 하지만 당시 정 후보자는 면제가 아닌 소집연기 상태였다. 정 후보자는 1966년 신체검사를 받아 보충역 판정을 받았으나 1968년 ‘부선망 독자(아버지를 일찍 여읜 외아들)’로 징병검사 연기 후 병역이 면제됐다.
학자로서의 도덕성 부분도 검증한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20일 “정 후보자가 발표한 ‘한국경제, 거품의 붕괴와 제도개혁’, ‘한국 자본주의의 전환을 위한 제언’ 등 총 논문 23편이 중복 게재됐다”고 주장했다.
가족
부인, 위장전입 사실 드러나
장남은 수입의 2배 카드지출
○ 부인 위장전입, 자녀 소비도 논란
정 후보자 부인 최모 씨(59)가 1988년 주소지를 경기 포천시 내촌면으로 옮겼다가 2개월 만에 원래 주소인 서울 방배동으로 이전했다. 이는 실제 포천에 살지 않은 위장전입으로 주민등록법 위반이다.
또 서양화가인 최 씨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2004년, 2007년 그림을 팔았다”고 밝혔지만 종합소득세신고에 그림 매매 소득은 빠져 있다. 최 씨는 1973년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그룹전인 ‘표현과 발언’에 출품하면서 활동을 시작한 후 2004년 개인전을 여는 등 1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왔다.
또 정 후보자의 장남(31)이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신용카드로 자신의 소득보다 많은 소비를 해 부모의 소득을 편법 증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2005년 11월 말경 취업한 정 씨의 2005년 소득은 196만 원이었지만 신용카드 지출은 3500만 원, 2006년 3000여만 원의 연봉을 받았지만 같은 해 신용카드 지출은 6142만 원이었다. 정 후보자 측은 “취업 전 여동생이 오빠 명의의 신용카드를 사용했고 동창회 활동, 개인적 용도의 지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남은 또 2008년 3000만 원대의 고급 외제차인 폴크스바겐의 ‘골프’를 리스해 타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