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지구~성삼재~노고단 국내최장… 구례군 “조만간 정부에 신청서 제출”
전남 구례군이 국립공원 지리산 노고단에 국내 최장 로프웨이(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구례군은 지리산온천지구인 산동면 좌사리에서 성삼재를 거쳐 노고단(방송중계탑 하단 지역)까지 길이 4.5km의 로프웨이를 설치하기로 하고 금명간 환경부에 지리산국립공원계획변경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 최장 로프웨이는 경남 통영시 미륵산의 1.9km다.
구례군은 행정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2011년 착공해 2012년 개통할 수 잇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총 450억 원에 달하는 설치비용은 국비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군이 로프웨이 설치에 나선 것은 지리산온천지구∼성삼재∼노고단에 이르는 도로가 국립공원자연보전지구를 관통해 연간 수십만 대의 차량이 오가면서 교통사고는 물론이고 매연, 분진, 소음, 야생동물 피해 등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프웨이 설치계획은 1990년 지리산온천관광조성계획에 포함돼 당시 주무부처인 교통부 승인까지 받았으나 국립공원 관리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보류됐다. 이후 1997년과 2001년 국립공원계획 변경 허가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구례군은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연간 130만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온천시설과 현재 추진 중인 골프장, 콘도, 야생화생태공원, 수목원 등을 연계하면 체류형 관광이 가능해져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의회와 사회단체, 주민은 지난해 말 구례군로프웨이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범군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영의 추진위원장은 “지리산 횡단도로는 대기오염과 야생동물 로드킬이 심각하다”며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차량 통행을 줄이면 환경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는 지리산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등은 “전북 남원과 경남 산청에서도 지리산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해 사업이 현실화할 경우 지리산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지리산 보전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