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 아열대원예산업연구소 3층 건물 옥상. 클로버가 군데군데 하얀 꽃을 피웠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모두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 클로버. 옆 화단에선 잎이 다섯 개 달린 클로버가 자라고 있다. 이들 클로버는 모두 인공적으로 만든 새로운 종.
이 연구소 이효연 교수(제주대·유전생리농학 박사) 팀은 방사선 처리를 통해 네잎 클로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돌연변이 종자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2007년 처음 만든 네잎 클로버가 현재 3세대까지 이어졌다. 클로버 스스로 번식해 성장하고 있다. 기술력이 쌓이면서 잎 크기나 수를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월 국내에, 8월 해외에 특허출원을 했다.
자연 상태에서 발견되는 네잎 클로버는 일시적 변이로 생겨난다. 전체 클로버 중 2만분의 1 수준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개발된 네잎 클로버는 돌연변이가 새로운 개체로 정착한 것.
이 교수는 “네잎 클로버가 많이 있으면 해외에도 수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고 연구에 착수했다”며 “농약이나 비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해 어디에서나 대량 재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네잎 클로버 명칭을 ‘제주 행운(Jeju Lucky)’으로 정했다. 이 교수는 “행운을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팬시용품, 이색 화단, 관광 상품 등으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