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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두산이라 행복했다”…장원진 눈물의 현역 은퇴

입력 | 2009-09-21 08:48:00


17년을 매일 같이 입었던 유니폼을 벗는 장원진(40)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은퇴식 전 “왜 우냐, 안 운다”고 호언장담한 그였지만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그는 선수단과 팬들을 향해 인사말을 읽다가 결국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을 위해 입은 정장이 어색한 듯 “1년에 결혼식, 시상식, 전지훈련 갈 때 빼고 안 입었는데…”라며 씁쓸하게 웃는 장원진. 그래도 “한 팀에서 야구를 시작해 이 팀에서 끝을 맺는, 나는 행복한 선수”라고 말했다.

장원진은 1992년 OB베어스(두산 전신)에 입단해 17년 동안 한 유니폼만 입은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다. 상대팀 시프트를 무력화시키는 특이한 타격과 타격폼으로 유명했고, 1995년, 2001년 감격스러운 한국시리즈 우승 현장에도 그가 있었다. 장원진도 야구인생에 있어 최고의 순간을 꼽아달라는 말에 “각각 OB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주축선수로서 우승을 일궈낸 것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동안 침묵하던 장원진은 “생각보다 선수생활을 오래했는데 막상 끝이라고 하니까 시원섭섭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장원진은 2008년 시즌이 끝난 뒤 은퇴를 결정했고, 올 7월까지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연수를 받고 돌아왔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코치의 길을 걷게 될 장원진은 “이제 새로운 시작”이라며 웃었다. 비록 명함이 바뀌었지만 ‘두산맨’으로서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내기 위한 파이팅을 외치며.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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