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의 날 무대 뒤편 공개
화려한 옷 보며 방문객 탄성
카바레의 대명사 ‘물랭루주’가 19, 20일 ‘프랑스 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무대 뒤의 속살을 처음 공개했다. 세기말의 파격적인 섹시 춤 ‘캉캉’으로 유명해진 물랭루주는 다음 달 6일 12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문화유산의 날에 맞춰 무대 뒤편을 특별 공개한 것.
120년 만의 첫 공개라 많은 사람이 방문을 원했지만 이틀간 1500명만이 무대 뒤를 둘러보는 행운을 누렸고,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줄을 서 기다리다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방문객들은 무대 뒤 의상실에서 꼽추 화가 툴루즈 로트레크의 그림에 등장하면서 불멸의 댄서가 된 잔 아브릴이나 들 라 굴루 등의 의상 복제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들은 무대 위에 올라가 무게가 7kg에 이르는 인조보석이 박힌 의상을 보면서 탄성을 질렀다. 한 50대 남성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경 올 만한 가치가 있었다. 물랭루주에는 늘 비밀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 누구나 무대 뒤를 보고 스펙터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로 26회째인 문화유산의 날을 맞아 프랑스 곳곳의 유서 깊은 문화유적 1만5000여 곳이 일반에 무료 개방됐다. 1984년 자크 랑 당시 문화부 장관이 처음 제안해 시작한 이 행사는 평소에는 구경하기 어려운 명소를 하루 종일 둘러볼 수 있어 갈수록 프랑스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해에도 1200만 명의 방문객이 파리 도심의 명소를 비롯해 전국의 문화재 박물관 성(城) 대저택 성당 공공건물 등을 관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평소 입장이 불가능한 엘리제궁, 유서 깊은 총리 관저 마티뇽, 상원 건물 등에는 올해에도 예외 없이 방문객들로 넘쳐났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