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공생관계’ 전북과 포항
○최근 두 달 사이 4승 함께 챙겨
전북은 현재 12승5무5패(승점 41)로 2위, 포항은 9승10무2패(승점 37)로 3위. 두 팀의 성적이 워낙 좋아 공생효과가 더 두드러져 보인다.
특히 후반기 들어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데, 7월부터 9월까지 두 팀이 번갈아 치른 6경기 중 4경기에서 승수를 함께 챙겼다. 단순히 승리뿐 아니다. 전북이 기선을 제압한 뒤 포항이 그 기를 이어받아 대승하는 일도 많았다.
대구는 7월 18일 홈에서 전북에 0-3으로 완패한 뒤 같은 달 25일 포항 원정을 떠나 또다시 0-3으로 무너졌다. 제주는 9월 6일 전주 원정에서 전북과 6골을 주고받는 혈전을 펼친 끝에 2-4로 패했고, 같은 달 13일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무려 8골을 헌납하며 고개를 숙였다. 부산은 20일 전북전에서 선수 2명에 강철 수석코치까지 퇴장 당했다. 다음 경기가 26일 포항과의 홈경기인데 황 감독과 강 코치는 벤치에 앉을 수 없고, 주장 서동원과 주승진은 뛸 수 없다. 전북 관계자들이 “포항이 올해 전북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번에는 포항이 먼저 전북에 도움을 줬다. 16일 컵 대회 결승에서 부산 골문에 5골을 때려 넣으며 찬물을 끼얹었고, 당시 강승조, 박진섭, 호물로가 경고를 받아 모두 이번 전북과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산으로서는 두 팀과 번갈아 경기를 치르면서 ‘엎친 데 덮친 데’ 모자라 뺨까지 맞은 형국이다.
물론, 전북에 뺨 맞고 포항에 화풀이 한 팀들도 있다. 서울과 성남이다. 성남은 4월 4일 전북에 1-4로 패한 뒤 같은 달 11일 포항을 홈으로 불러들여 3-1로 눌렀고, 서울 역시 5월 9일 전북에 0-2로 졌지만 다음 라운드에서 포항을 1-0으로 꺾고 분위기를 반전했다.
○경기일정 짤 때 파생되는 자연 현상
이는 경기일정을 짤 때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추첨을 통해 15개 구단에 A부터 O까지 알파벳을 배정한 뒤 어느 구단이 B팀과 홈경기를 치르면 다음 라운드에는 바로 앞 순서인 A팀과 원정을 치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포항은 L, 전북은 M이었다. 경남과 대구, 광주와 수원, 전남과 강원도 비슷한 패턴의 짝이 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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