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한파로 어려움을 겪은 골프 시즌도 이제 서서히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09년 PGA투어는 그런대로 버텼지만 LPGA는 스폰서들의 포기가 대회 축소로 이어져 선수들의 어려움이 컸다. 내년 시즌 전망도 밝지 않다.
더구나 안니카 소렌스탐의 은퇴 이후 새로운 슈퍼스타의 공백도 LPGA투어를 위축시킨 한 요인이었다. 멕시코의 로레나 오초아는 슈퍼스타로서의 자질이 2% 정도 부족하다. 오초아는 올해 예상외로 부진했다.
대안으로 LPGA투어 카드를 공식으로 획득한 미셸 위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여전히 유망주로 머물렀다.
미국 스포츠에서 LPGA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대회 축소 외에도 방송사의 중계를 봐도 알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4대 메이저대회는 미국의 지상파방송사가 중계를 했으나 요즘은 케이블 골프채널로 옮겨지는 추세다. 그만큼 LPGA의 임팩트가 없다는 의미다.
사실 LPGA 무대가 이처럼 위축되는 이유는 미국 출신의 스타부재도 빼놓을 수가 없다. 미국의 토종스타라고 할 수 있는 영파워 폴라 크리머, 모건 프레셀이 스타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평범한 선수에 불과해 방송사로서는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인 미셸 위의 부진도 마찬가지다. 미셸 위는 기량은 몰라도 스타성은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 9월 중순이 되면 골프는 뒷전이 된다. 풋볼시즌 때문이다. PGA가 플레이오프 페덱스컵을 제정한 이유도 시즌 막판까지 골프팬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다. PGA투어는 항상 지상파가 주말라운드를 중계한다. 고정팬이 많고 구매력이 높은 시청자들이다. 골프 스폰서에 투자회사와 금융기관이 많은 이유다. 그러나 이런 고정팬들도 풋볼이 시작되면 채널을 돌린다.
최나연이 우승한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이 대표적인 예다. 20명의 스타급 플레이어들의 초청대회인 이 대회는 NBC가 주말 중계를 맡았다. NBC의 중계 자체만으로도 대회의 격을 높여준 셈이다.
그런데 대회 일정이 방송사 마음대로였다. 국내였다면 매스컴에서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다. 현지 시간 토요일에 벌어진 3라운드는 아침 일찍 시작해 오후 12시30분에 라운드가 끝났다. 최종 라운드는 오후 3시에 막을 내렸다. 보통 주말 라운드는 시간대가 일정하다.
그러나 풋볼 앞에서는 일정이 변한다. 토요일 3라운드가 12시30분에 끝난 것은 NBC가 중계권을 갖고 있는 노터데임 대학과 미시건 스테이트의 NCAA 풋볼 때문이었다.
미국의 스포츠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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